도심 지하공간 등 안전규정 재정립 필요
인근 도로 물에 잠겼는데 롯데백화점 포항점 기립식 차수벽 설치로 정상 영업 가능
경남 마산은 태풍 ‘매미’ 때 교훈으로 1km 차수벽 설치
태풍 '힌남노'가 포항지역 곳곳을 할퀴고 갔지만, 소형 차수벽을 설치한 곳은 주변 상황과 상관없이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도심 내 수해 안전규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포항점(포항시 북구 학산동)의 경우 한달 전 제11호 태풍 '힌남노' 때 시간당 최대 110여㎜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주변 일대가 물에 잠겼다.
특히 이곳은 영일대해수욕장 등 해안가와 맞닿아 있어 만조에 따른 해수면 상승의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힌남노 때 이 일대의 도로는 성인 남성의 정강이까지 물이 차오르며 차량도 운행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롯데백화점 포항점은 지난 2014년 별관 건물에 2개, 지난해 본관 주차장 출입구에 2개 등 기립식 차수벽(가로 4.2m·세로 0.5m)을 각각 설치하면서 매장과 지하주차장 등에서 아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정상영업이 가능했다.
기립식 차수벽이란 평소에 바닥에 뉘어 있다가 상황 발생 시 직각으로 세워 벽 역할을 하는 시설을 말한다.
롯데백화점 측은 "만약 차수벽을 설치하지 않아 일부 시설이 침수돼 한 달 이상 영업을 못했다면 추정 피해액이 1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수벽으로 태풍 피해를 막은 사례는 또 있다. 경남 마산의 경우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18명이 사망하고, 9천2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하자 2018년 사업비 499억원을 투입해 마산항 부근에 1㎞ 가량의 차수벽을 설치됐다.
이 차수벽은 5m 높이의 해일까지 막을 수 있으며, 덕분인지 힌남노 때 마산은 평균 157㎜, 최고 400㎜ 안팎의 강우량을 기록했지만 이렇다 할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마산의 경험을 토대로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15일 전국 18개 항에 방재언덕과 차수벽 등을 군산항과 부산남항 등 전국 18개항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항시 또한 이러한 차수벽의 효용성을 생각해 지난 5일 지역 내 신규 아파트 사업승인지 18개 단지에 협조 공문을 보내 재해취약지구 위험시설에 대한 차수벽 설치를 요청했다.
아울러 조례를 개정해 이르면 내년부터는 신규 건설사업 승인 시 차수벽 의무화 설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개별 차수벽은 평균 250만원 정도의 설치비를 투자하고 가장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는 장비이다. 이번 사례를 통해 비상 상황 시 도심 지하공간에 대한 차수벽 설치 등 대비책에 대한 안전규정을 재정립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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