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수순 밟는 국민의힘,내부 시선은 당권 경쟁으로

입력 2022-10-09 18:19:34 수정 2022-10-09 21:12:09

'친윤계' vs '비윤계' 대결 불가피, 김기현·안철수 표심 다지기
現 정부 질타 '비윤계' 대표 유승민 존재감 나타내

국민의힘 안철수 국회의원이 29일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다목적복지회관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태풍 힌남노 피해를 본 주민과 손을 잡으며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국회의원이 29일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다목적복지회관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태풍 힌남노 피해를 본 주민과 손을 잡으며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권당이 이른바 '가처분 전쟁'에서 벗어나 당 정상화 수순을 밟아감 따라 내부의 시선은 차기 당권 경쟁으로 모아지고 있다. 당권을 거머쥐는 대표가 내후년 4월 치러질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현직인 윤석열 대통령을 호위하는 '친윤계'와 비주류인 '비윤계'가 사활을 건 승부를 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경합은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진행되고 있는 정기국회를 마친 후(12월 9일) 시작될 전망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수성구갑)는 지난 7일 두 달 여를 끌어온 가처분 소송의 굴레에서 벗어난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을 짓누르던 가처분의 터널에서 벗어나게 된 것 같다"며 "심기일전해서 국민이 국민의힘을 정말 신뢰하고 믿을 수 있는 당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더 잘하도록 다짐한다"고 말했다.

법원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조속히 당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 차기 전당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단 그동안 당과 날선 갈등을 벌여온 이준석 전 대표는 당원권 정지기간과 전당대회 기간이 겹쳐 차기 당권 도전이 불가능하다. 공식적으로 당권을 향해 달리고 있는 인사는 김기현(4선)·안철수(3선) 의원 정도다.

먼저 김 의원은 지난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10년 동안 합당, 탈당, 창당, 합당, 탈당을 8번 반복했는데, 너무 과도한 변신을 한 것이 아닌가"라며 "민주당 전신인 정당의 대표를 하셨던 분인데, 우리 당에선 아직 잉크도 채 안 마른, (입당한 지) 몇 달밖에 안 됐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30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당 당원 교육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30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당 당원 교육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윤'으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때리며 내부 표심을 다지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제3지대 정치를 실험해 왔던 안 의원은 수도권 중도 표심을 가져올 수 있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중도 확장을 통해 총선을 이겨 여소야대 국면을 바꾸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안 의원은 최근 잇따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전선인 수도권은 중도표심을 가진 유권자가 많다"며 "지난 10년 동안 현역 정치인 중 가장 오랫동안 중도에 대해 고민하고 그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 역시 이번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윤 대통령과는 소통이 가능하다.

반면 '비윤계'에선 유승민 전 의원이 잠재적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아직 당권 도전을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질책하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7일 이 전 대표의 추가 징계에 대해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라며 "양두구육이 징계사유라면, '이 XX들 X팔린다'는 막말을 한 윤석열 당원은 왜 징계하지 않느냐"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당권 경쟁은 빨라도 12월 중순은 돼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극단적인 여소야대 국면에서 새 정부 첫 국정감사와 정기국회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당으로선 정기국회 기간 중 곁눈질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