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방어'에 외환보유액 197억달러 급감…금융위기후 최대폭

입력 2022-10-06 16:45:25

한은 "외환시장 쏠림 막기 위해 개입…보유액 충분한 수준"
"외환위기 표현 적절하지 않아"…이례적 브리핑

원/달러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외환 당국이 달러화를 시중에 풀어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급감한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들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천167억7천만달러로, 8월 말보다 196억6천만달러나 줄었다. 이는 2008년 10월(274억달러)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외환 당국이 달러화를 시중에 풀어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급감한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들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천167억7천만달러로, 8월 말보다 196억6천만달러나 줄었다. 이는 2008년 10월(274억달러)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연합뉴스

9월 한 달 동안 외환보유액이 200억달러 가까이 급감했다. 외환 당국이 원·달러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적극 개입한 결과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천167억7천만달러로, 8월 말(4천364억3천만달러)보다 196억6천만달러가 줄었다. 금융위기 당시 2008년 10월(274억달러)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하지만 감소율(-4.5%)은 역대 32번째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은 3월 이후 4개월째 내리막을 달리다가 7월 반등했으나 8월과 9월 다시 두 달 연속 빠졌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외환보유액 감소 배경에 대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달러화 평가 절상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천794억1천만달러)이 한 달 전보다 155억3천만달러 감소했다. 예치금(141억9천만달러)과 특별인출권(SDR·141억5천만달러), IMF(국제통화기금)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42억3천만달러)도 각 37억1천만달러, 3억1천만달러, 1억달러 줄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천만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8월 말 기준(4천364억달러)으로 세계 8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549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천921억달러)과 스위스(9천491억달러), 러시아(5천657억달러), 인도(5천604억달러), 대만(5천455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천566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오 국장은 "현재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 외환당국의 외환보유액뿐만 아니라 2014년부터 순대외금융자산 보유국으로서 국내총생산(GDP)의 37%에 이르는 대외자산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부 전문가도 아시아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을 낮게 봤다. 타이 후이 JP모건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이날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글로벌 금융시장 긴급진단 : 달러 초강세 속 아시아 외환위기 재발 위험 점검' 웨비나(웹+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후이 수석전략가는 "최근 아시아통화 급락세가 해당 국가의 기업·금융기관들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시아가 제2의 외환위기를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한국은 외환 당국이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을 활용한 수출업체 선물환 직매입 등 여러 가지 적극적인 시장안정 조치를 이미 가동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