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비보 후임 눈물…베트남전 참전 용사 70대, 친구들 찾은 15세 희생자
조문객 "더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소중한 인명피해 나면 안돼"
7일 오후 2시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포항의료원 장례식장은 어느 때보다 적막했다. 전날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1·2차 단지 지하주차장 참사로 숨진 7명의 빈소가 차려진 이곳은 현실이 아닌 듯 한 이질감까지 느껴졌다.
빈소는 모두 6곳이 차려졌다. 숨진 2명은 부부였기에 한 곳에 모셔졌다고 장례식장 관계자가 말했다.
이들 노부부의 빈소가 차려진 3층은 불교식 장례 소리가 조용하게 울리고 있었다. 유가족은 슬픔을 삼키며 조문객을 맞았다. 조문객들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눈빛으로 영정 사진과 유가족을 마주했다.
15살의 어린 나이에 목숨을 잃은 A군의 빈소 앞에는 학교 친구들이 벌겋게 달아오른 눈을 비비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A군이 얼마나 착하고 공부와 운동을 열심히 하는 친구였는지 서로의 기억을 공유했다.
이 친구들은 전날 밤 물에 잠긴 지하주차장에서 구조상황을 지켜보며 A군이 살아있길 간절히 바랐다고 한다.
A군은 어머니와 지하주차장에 차량을 빼러 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경찰과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이번 참사 생존자 2명 중 1명인 A군의 어머니는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심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군복을 입은 조문객들이 다녀간 빈소도 있었다. 22세 B씨는 해병대를 전역한 지 6개월 만에 이번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B씨를 전역시킨 해병대 간부는 "정말 좋은 후임이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부대 후임도 B씨의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그는 "후임들을 잘 챙기는 정말 좋은 형이었다. 전역하면 같이 술 한 잔 하자고 약속했었는데 이렇게 보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대통령의 조의기가 설치된 빈소도 보였다. 70대 남성 C씨의 영정사진을 모신 곳이었다. C씨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공을 세워 국가유공자 표창을 받았기에 이 조의기가 세워졌다.
다른 빈소들에는 한동훈 법무부장관, 이철우 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등의 화환과 조의기가 입구에 설치돼 있었다.
참사 유가족들이 슬픔을 누르는 사이 2층에서 개신교식 장례가 진행되며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조용했던 분위기에 위로의 노래가 장내를 감싸자 장례식장은 금세 울음바다가 됐다.
한 조문객은 "너무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사고 원인을 정말 철저히 조사해 다시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고인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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