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섭 목사(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두려움. 이 글자만 들어도 마음이 멈칫하다.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가 되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우리는 2년 반 넘게 마스크를 끼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생활에 익숙해진 채, 코로나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꼴로 물가폭등과 금리폭등의 두려움까지 겹쳐 미래에 대한 두려움들은 더 커져버렸다.
두려움의 전파력에 대해 생각나는 전설이 있다. 로마 제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다.
어떤 사람이 마차를 끌고 동로마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로 들어가려는데, 성 가까이에서 한 노파가 마차를 세우고는 "내가 이 성에 들어가려는데 좀 태워다 주시오"라고 했다. 마차 주인이 친절하게 그 노파를 마차에 태웠는데, 막상 태우고 보니 노파의 모습이 어찌나 흉하게 생겼는지 놀라 자빠질 지경이었다. 마차 주인이 "할머니는 대체 누구세요"라고 묻자, 노파는 "나요? 나는 콜레라 귀신이요"라고 답했다.
마차 주인은 겁에 질려 노파를 끌어 내리려 했지만, 노파는 막무가내로 "나는 내려갈 수 없어요. 당신도 가만히 있는 것이 좋을 거요. 내가 성 안에 들어가도 다섯 명 이상은 안 죽일 테니 걱정 말아요. 만일 내가 다섯 명 이상을 죽인다면 그때 나를 찔러 죽이시오"라며 품에서 비수 하나를 꺼내 마차 주인에게 건넸다. 어느새 마차는 성 안에 들어왔고, 노파는 즉시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날부터 콜레라 환자가 성 안에서 생겨나기 시작했고, 죽은 자는 5천 명이 넘었다.
화가 난 마차 주인이 노파를 찾아가 비수로 찌르려 하자, 노파는 몸을 피하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난 실상 다섯 밖에는 죽이질 않았어요. 그 외에 죽은 자는 모두 겁에 질리고 두려움과 공포, 근심, 걱정 때문에 병이 생겨 죽은 것이란 말이요."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전염병보다 무서운 것이 바로 '두려움'이라는 것이다. 두려움은 마치 새벽 안개와도 같다. 안개가 자욱하면 앞이 잘 보이지 않듯이, 내 마음에 두려움이 가득하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두려움의 안개를 없애는 방법은 없을까. 새벽에 온 지면에 가득한 안개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세상에는 없다. 다만 딱 하나, 동쪽에서 태양이 떠오르면 그 안개는 사라져 버린다.
이사야 41장 10절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마치 동쪽에 떠오르는 태양이 안개를 사라지게 하듯,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고, 나를 굳세게 하시고, 참으로 나를 도와주시고, 참으로 주님의 의로운 오른손이 나를 붙들리라는 믿음만이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여호와 닛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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