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세 가족 중 두 명이 발달장애…아프단 말도 못해 끙끙 앓는 모습 보면 가슴 아파

입력 2022-09-06 06:30:00

중매로 만난 아내, 뒤늦게 장애 사실 알았지만 책임지기로 결심
태어난 아들 유난히 말 없어 병원 검사…엄마와 같은 발달장애 진단
아내·아들 병간호로 일자리 못 구해…유일한 소망은 자유롭게 사는 것

이상호(가명·64), 김미희(가명·54)씨 부부가 발달 장애인 아들 이해준(가명·23)을 돌보고 있다. 김세연 기자
이상호(가명·64), 김미희(가명·54)씨 부부가 발달 장애인 아들 이해준(가명·23)을 돌보고 있다. 김세연 기자

거실에 있던 이상호(가명·64) 씨는 문득 적막한 집안에 이질감을 느꼈다. 항상 소리를 지르며 시끄럽게 뛰어다니는 아들 이해준(가명·23) 씨가 조용할 리가 없었다. 이 씨는 다급하게 방안으로 뛰어 들어갔고 피투성이로 쓰러진 아들을 발견했다. 찢어진 이마에서 흘러내린 피는 해준 씨의 얼굴 전체와 감싸 쥔 양손을 전부 흥건하게 물들였다. 아프다는 말도 제대로 못 해 바닥에 누워 끙끙 앓는 아들을 보며 이 씨는 사색이 됐다. 20살을 훌쩍 넘은 아들이지만 아직 어린아이 그대로인 해준 씨는 3살 당시 발달 장애 판정을 받았다.

◆지체 장애 아내와 아들 돌보느라 일도 관둬

경북 한 마을에서 태어난 이 씨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을 따라 농사일을 배우며 자랐다. 20살이 넘어서는 독립을 결심하고 집을 나와 배달일, 심부름을 하며 이곳저곳 떠돌아다녔다. 30살에는 공장에 취업했지만 일은 만만치 않았다. 새벽 일찍 출근해 쉬는 시간도 없이 하루 종일 일했다. 그렇게 10여 년 공장에서 일하던 이 씨에게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중매를 서겠다며 제안해왔다. 이 씨는 지인으로부터 건네 받은 주소로 찾아가 지금의 아내 김미희(가명·54) 씨를 만났다.

김 씨는 지체장애인이지만 중매를 선 지인은 이 사실을 이 씨에게 알리지 않았다. 뒤늦게 김 씨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이 씨는 김 씨를 책임지기로 마음먹었다. 이 씨는 가족들에게도, 일하는 식당에서도 구박받는 김 씨가 안쓰러웠다. 김 씨는 이불 하나만 손에 들고 이 씨를 찾아왔고 그렇게 두 사람은 1995년에 결혼했다. 5년 뒤, 아들 해준 씨가 태어나면서 세 가족은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고난은 끝이 아니었다.

3살이 된 해준 씨는 또래보다 유난히 말이 없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이 씨는 대학병원으로 해준 씨를 데리고 가 정밀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아들 역시 엄마와 같은 발달장애라는 사실을 알았다.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다는 의사의 절망적인 진단에 이 씨는 아들을 살리고 싶지 않다고까지 생각했다. 장애를 가지고 앞으로 살아갈 아들이 겪을 고난을 생각하면 극단적인 생각마저 들었다. 그럼에도 김 씨는 두 사람을 포기할 수 없었다.

◆아내 피부괴사로 입원, 계속 다치는 아들

아들 해준 씨는 눈도 잘 보이지 않을 뿐더러 귀도 잘 들리지 않고 말도 할 수 없다. 종일 집안을 뛰어다니며 소리를 지르는 탓에 가족과 함께 외출 한번 하기도 힘들다. 집안에서도 이 씨가 잠깐이라도 눈을 떼면 혼자서 뛰어다니다가 여기저기 부딪히며 다치기 일수다. 최근에도 집에서 넘어지면서 이마가 찢어져 20바늘 이상을 꿰맸다.

아내 이 씨의 건강 상태도 좋지 않다. 이 씨는 결혼 전 식당 일을 했을 때 고용주에게 폭언과 폭력에 시달렸던 트라우마로 현재까지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이다. 최근에는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허벅지 피부 조직이 괴사했다. 치료를 위해 입원까지 했지만 답답함을 견디지 못한 김 씨는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퇴원했고, 결국 이 씨가 전적으로 김 씨를 돌보고 있다.

수시로 다치는 아들과 아픈 아내를 돌봐야 하는 이 씨는 제대로 된 일자리도 구할 수 없다. 현재 세 가족은 아들과 아내 앞으로 나오는 장애인 연금 68만원과 이 씨가 폐지를 모아서 파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아내와 아들의 병간호로 이 씨는 경제활동은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이 씨의 유일한 소망은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아들이 자유롭게 살았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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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넘어와 한국에 겨우 정착했는데 하루아침에 다리 못쓰게 된 탈북민 조충복 씨에 2,066만원 전달

매일신문 이웃사랑 제작팀은 중국에서 넘어와 한국에 겨우 정착했는데 하루아침에 다리 못쓰게 된 탈북민 조충복((매일신문 8월 23일 자 10면) 씨에 2천66만9천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합)오토렌트카대구지점(이대철) 8만5천원 ▷문심학 15만원 ▷김영관 10만원 ▷라선희 3만3천원 ▷이강준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김강현 1만1천원 ▷이영수 1만원 ▷전지원 1만원 ▷윤인주 5천원 ▷이진기 5천원 ▷문민성 4천원 ▷이장윤 2천원 ▷'지원정원' 3만원 ▷'따스한햇살' 5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독립해 갖은 일 다 했는데 하반신 마비에 암까지 걸린 구혜성 씨에 3,771만원 성금

어린 시절 아버지와 친척집 전전하며 가정폭력 당하다가 하반신 마비에 폐에 암까지 전이된 구혜성 씨(매일신문 8월 30일 자 10면) 씨에 59개 단체, 430명의 독자가 3천771만3천256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대구은행 100만원 ▷역삼동 열정부동산 1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 ▷㈜태원전기 50만원 ▷다우약품 50만원 ▷세무법인송정김천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박기태) 40만원 ▷삼성기공(장태종) 3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합정약국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크로스핏힘 23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대흥분쇄기(한미숙) 20만원 ▷성암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이구팔육(김창화) 10만원 ▷㈜태광아이엔씨(박태진) 10만원 ▷경주천마자동차전문 10만원 ▷김영준치과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최우진) 10만원 ▷봉란옥(이순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원당교회(박인정) 1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효민약국(최순희) 10만원 ▷하빈오뚜기마트 8만2천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골든유통청도(임우영) 5만원 ▷극동특수중량(김형중) 5만원 ▷다빈치커피대명마루점 5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삼보엔지니어링(이병호) 5만원 ▷세무사김기욱사무소(김기욱) 5만원 ▷수가성식당 5만원 ▷알밤공방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창성공업사(남정복) 5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두산에너빌(한창우)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구(방일철) 3만원 ▷청산(우창하) 3만원 ▷대원전설(전홍영) 2만원 ▷본죽(이종숙) 2만원 ▷서성상회(박형근) 2만원 ▷하나회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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