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처음 출범했을 때, 소비자와 생산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가격 비교를 편리하게 함으로써 물가를 끌어내리는 효과가 나타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물건을 편리하고 값싸게 살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것을 찾기 어려웠다. 이를 '아마존 효과'라 불렀고, 소비자들은 I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한 거대 플랫폼 기업에 '중독'되었다.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획득한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올해 1월과 4월 판매 수수료를 5%씩 올렸다. '플랫폼의 배신'이 시작된 셈이다.
플랫폼의 배신은 배달·택시·쇼핑 등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는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산했다. 뉴욕시는 음식 배달 앱 수수료가 매출의 30%까지 올라가는 수준으로 폭등하자 총수수료율을 최대 20%로 묶어두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올해 6월 기준 우리나라 음식 배달 시장에서 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앱 이용자는 무려 3천182만 명(중복 포함)이다. 3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97%에 이른다. 이런 상황을 활용(?)해 배민과 쿠팡이츠는 올해 초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이전에 배달 1건당 수수료 1천 원에 배달비 5천 원 받던 것을, 배달비를 최고 6천 원으로 올리고 수수료는 최고 27% 인상했다.
소비자는 '그물 안에 든 물고기'나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주문 배달'에 익숙해진 자영업자와 소비자는 선택의 여지없이 플랫폼 기업의 '봉'으로 전락했다. 1년 전 대구형 공공 배달 앱 '대구로'가 출시된 배경이다. '대구로'는 민간 배달 앱이 8~10% 수준의 수수료를 책정하는 것과 달리 2% 중개 수수료, 2.2%의 카드 수수료를 제공해 대구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불과 1년 만에 주문 금액 617억 원, 회원 수 26만 명, 다운로드 55만 회, 주문 건수 260만 건, 가맹점 수 1만2천 개의 실적을 올렸다. 대형 배달 앱과 비교할 때,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긴 하다. 그러나 이 정도만으로도 대구 상인들은 36억 원의 수수료 절감 효과를 누렸다. 대구 시민들의 배달 앱 '대구로'는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 소비자 물가도 잡는 이중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