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대구가 더 좋은 9가지 이유

입력 2022-08-17 15:28:43 수정 2022-08-17 19:31:29

홍준표 대구시장이 12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홍준표 대구시장이 12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시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창희 신문국 부국장
최창희 신문국 부국장

'한국이 미국보다 더 좋은 9가지 이유'. 확 끌리는 제목이다. 정확한 헤드라인을 말하자면 '미국이 그립지 않은 9가지 이유'다. 이 글을 기고한 사람은 대구에 거주하고 있는 영어 강사 크리시 드라이버로, 지난 2013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대구로 이주했다.

영어 강사로 애초 1년 거주를 예정하고 왔지만, 현재 체류 기간은 9년을 넘어섰다. 며칠 전 드라이버는 위 제목으로 한국에 대한 장점을 적은 글을 미국 매체 인사이더에 기고해 관심이 쏠렸고, 국내 언론이 이를 다시 소개해 화제가 됐다.

그는 "나는 미국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대구는 제2의 집 같은 곳이 됐다. 이곳에서의 삶의 방식에 익숙해진 것은 물론, 어떤 측면에서는 (대구 스타일을) 더 선호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어 정확하고 투명한 물건값과 의무적이지 않은 팁 문화, 깨끗하고 저렴하며 편리한 대중교통, 건강보험 시스템, 안전한 치안, 공공 와이파이와 무선 인터넷망 등을 꼽았다. 괜스레 흐뭇해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한국의 좋은 점을 공개적으로 얘기해 준 그녀가 고맙기도 하다.

그런데 그녀는 왜 하필 대구에 왔을까? 갑자기 쓸데없는 궁금증이 생긴다. 그렇다면 '대구가 한국의 다른 도시보다 더 좋은 9가지 이유'는 무엇일까? 9가지나 꼽을 수는 있을까?

사실 대구는 '볼 거 없다' '먹을 거 없다' '일할 데 없다' 등 부정적인 시선을 많이 받아 왔다. 하지만, 대구가 '더 좋은' 이유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끈 심장 '삼성'의 탄생지, 동양의 모스크바로 불렸던 정치사상의 근거지, 전 세계 여느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동서 30㎞나 뻗은 10차로 달구벌대로와 신천대로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 대구 시민으로서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내일(19일)이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 50일째를 맞는다. 모래시계 검사를 거쳐 5선 의원, 재선 도지사, 최초의 2개 광역단체 수장, 집권당 대표 및 대선 후보 출신다웠다는 평가다. 짧은 기간 전광석화, 쾌도난마식으로 대구시의 주요 정책, 기존 조직 및 도시 문화를 확 바꾸고 있다.

통합신공항 건설, 군위군의 대구 편입, 대구시 취수원 안동 이전, 도시철도 순환선 모노레일, 군 시설 이전, 경북대병원 이전 등 미래 대구의 모습을 바꿀 정책과 비전들을 쉴 새 없이 쏟아 냈다. 모르긴 몰라도 대구시 공무원들에게 지난 50일간은 생애에서 가장 분주하고 긴 시간이었을 것이다.

취수원 문제 등 10여 년간 풀리지 않았던 문제를 풀어 나가는 솜씨에 박수를 보내는 시민들도 많다. 출범 초반 총체적인 국정 운영 난맥상을 연출하며 인사(人事), 여사(女史), 당사(黨舍)발 악재가 쏟아지면서 '취임 100일 상'은커녕 반성문을 요구받는 윤석열 대통령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물론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 물 문제로 촉발된 대구와 구미의 반목, 대구 북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을 둘러싼 달성군과 북구의 갈등 조짐 등은 서둘러 봉합해야 할 사안이다. 자칫 시간을 끌다가는 대구경북 지자체가 사분오열될 수도 있다. IBK기업은행·대법원 유치 등 대구 시민들의 관심사에 대한 로드맵도 나와야 한다.

아무쪼록 홍준표 시장이 이런저런 정책을 잘 풀어 가고 해결해서 대구가 더 좋아지는 이유 9가지 정도는 만들었으면 한다. '대한민국 3대 도시의 영광을 되찾겠다. 대구 중흥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는 초심을 잊지 않는다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