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신선함은 없었다"…정치 신인 대통령의 좌충우돌 100일

입력 2022-08-16 18:30:53 수정 2022-08-16 20:29:07

과감성·결단력·파격은 높이 평가…기대했던 정책·국정운영·인사 신선함은 없어
취임 100일을 계기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 높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하루 앞둔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하루 앞둔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선함은 없었다."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정치 신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한마디로 압축한 평가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 도어스테핑, 민생 행보 등 집권 초기 과감성·결단력·파격은 있었으나 정치 신인에게 기대할 수 있는 정책이나 국정 운영 등 신선함은 적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좁은 인력풀에 따른 인사 참사, 정제되지 않은 발언 등 경험·정치 감각 부족이 더 부각되면서 혼선·혼란을 야기, 국정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 역시 경제, 대북 관계 등의 분야에서 이명박 정부 때의 정책 재탕을 꼬집는 목소리도 적잖다.

게다가 편중 인사, 사적 채용 및 비선 논란 등 윤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과 상식, 정의가 무너지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은 100일도 안 돼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등 민심은 급격히 돌아섰다.

이 즈음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았고, 이를 기점으로 분위기 전환과 지지율 반등을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다 정제된 모습과 국정 최고 책임자에게 맞는 최소한의 권위, 공정과 상식의 회복 등을 통해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국정 동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때를 같이 해 반등의 기미도 보이기 시작했다. 20%대까지 떨어졌던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100일을 즈음해 30%를 회복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가 15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30.4%를 기록, 30%대에 재진입했다는 조사 결과를 낸 데 이어 CBS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조사해 16일 발표한 결과에서도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32.9%로 나왔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러한 변화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변화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대통령실은 지난 5일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 하락세와 관련, "국민의 뜻을 헤아려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채워나가도록 하겠다", "여론조사는 민심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자 지표"라고 하는 등 처음으로 수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지율이 올라가든 올라가지 않든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이전과는 다른 입장이다.

또 윤 대통령의 여름휴가 후 변화된 도어스테핑 방식 및 내용,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퇴, 최근 집중호우 피해와 관련된 대통령의 '죄송한 마음' 사과 메시지 등도 지지율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무위원이나 대통령실 참모 등 인선·인사에 대한 고집과 투박하고 정제되지 못한 모습·발언, 지지율에 대한 오만한 반응 등이 최근 박 장관 사퇴와 달라진 도어스테핑 태도, 지지율에 대한 수용 모습 등으로 바뀌면서 긍정 평가를 높인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30%대 초반이다. 100일을 기점으로 더 치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인적 쇄신 등 윤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16일 출근길 문답에서 '대통령실 인적 개편'과 관련, "어떤 변화라는 것은 국민의 민생을 제대로 챙기고, 국민의 안전을 꼼꼼히 챙기기 위한 변화이어야지 어떤 정치적인 득실을 따져서 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인적 쇄신에 대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16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 이대로 괜찮은가? 윤석열 정부 100일 평가토론회'를 개최하고 인사·교육 정책 등에 대해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한 인간의 삶에도 100일의 의미는 각별하고 정권의 운명도 이와 다르지 않다"며 "국정 전반에 걸쳐 민심이 역행하며 오만과 불통의 폭주가 이어졌다. 무엇 하나 국민 눈높이를 통과하지 못한 '역대급 무능'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