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게임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알리는 작업장에서 일하는 과정에서 왼손을 다쳤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약지와 소지가 한 마디씩 없다. 밀린 월급을 달라고 회사 사장에게 애원해 보았지만 "돈이 없는데 어쩌라는 거냐"는 말을 들을 뿐이었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한 알리는 기계가 돌아가는 위험한 사업장이라는 사실을 잊고 그 안에서 몸싸움 끝에 결국, 돌아가는 롤러에 사장의 손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하고 만다.
'아차' 하는 순간 되돌릴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지는 끼임은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것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안전에 초점을 맞춰 '오징어 게임'을 다시 바라보자.
예를 들어, 알리와 사장의 치열한 몸싸움에서도 롤러 부분에 덮개가 설치되어 있었거나 전단에 비상정지 장치 및 역회전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면 사장의 손이 롤러로 향했어도 손이 덮개에 막혔거나 안전 장치가 작동되어 손이 끼이는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실제 우리 제조업 현장에서의 끼임 사고는 어떨까.
'끼임 사고'란 기계의 움직이는 부분과 고정 부분 또는 움직이는 부분들 사이에 신체가 끼이고 물리거나 말려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사고로, 특히 제조업의 경우 끼임 사망사고는 2021년 31.5%로 제조업 사망사고 원인 중 가장 높다.
고용노동부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제조업 끼임 사망사고 374건을 분석한 결과, 생산 등 정형 작업을 할 때 발생하는 사고는 145건(38.8%), 나머지 229건(61.2%)은 청소, 점검, 정비, 수리 등 비정형 작업에서 발생했다. 또한, 2021년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끼임 사고의 발생 유형은 방호장치가 없거나 해제된 상태에서 작업 또는 정비 중 발생한 사고(52.6%), 외부의 작업자가 작업 또는 정비 중임을 모르고 기계를 조작한 사고(10.7%), 전원 차단 없이 점검·수리 중 설비의 정지 원인이 해결되면서 재가동되어 발생한 사고(9.6%), 설비 주변의 작업자를 보지 못하고 해당 설비를 조작한 사고(8.8%) 순으로 크게 4가지로 나타났다.
실제 현장에서의 설비 가동률을 고려하면 정형 작업을 하는 시간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비정형 작업 중의 끼임 사망사고가 절대적으로 많다는 것은 비정형 작업 중 끼임 사고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끼임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서 작업현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사업장 자체 관리감독과 그에 따른 안전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 사업주 및 관리감독자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 작업자에게 작업 방법, 방호장치 등의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설비와 방호장치에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전원을 차단하고 정비를 실시한 후 사용하여야 한다. 특히 기계·설비의 작업 전에는 센서, 덮개 등의 방호장치를, 그리고 물림점에는 방호 덮개를 설치해야 한다. '작업 전 안전교육과 기계·설비의 방호장치를 설치하는 것', 이 간단한 안전수칙이 끼임 사고를 예방하는 핵심인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사망사고 예방은 비단 근로자 한 명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관심이 일터에 있는 근로자들을 사망사고로부터 지켜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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