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과 권기창 안동시장이 11일 대구시청 산격동 청사에서 만나 안동댐·임하댐 원수(原水)를 대구 수돗물로 공급하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두 댐에서 1급수를 취수해 대구에 공급하고 대구시는 그에 상응하는 협력기금을 안동에 제공해 양 지역 상생 발전을 꾀한다는 것이 골자다. 13년을 끌어오고도 매듭을 못 지은 대구 취수원 다변화에 새 전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소식이다.
당초 홍 시장은 대구 취수원을 구미 해평 취수장으로 옮기는 방안과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 두 가지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안동시와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해평 취수장 이전은 사실상 백지화됐다고 볼 수 있다. 대구 취수원의 해평 취수장 이전 추진은 13년이나 끌어왔는데 결국 아무 성과도 못 낸 채 대구·구미 간 지역 갈등 생채기만 남겼다는 점에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공사 비용이나 공사 기간 측면에서 볼 때 해평 취수장으로의 이전에 장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구가 해평 취수장 이전을 사실상 포기함에 따라 이제 남은 것은 낙동강 상류 안동댐·임하댐으로의 취수원 다변화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해평 취수장 공동 사용이 정부 공식 입장이라고 밝힌 환경부를 설득해야 한다. 안동댐·임하댐 원수를 대구 식수원으로 사용하려면 영천댐·운문댐으로 연결되는 147㎞ 길이 도수관로를 깔아야 하는데 여기에는 1조4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가 든다. 계획이 실행되면 현행법상 한국수자원공사와 정부가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하기에 대구시의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이 정부 공식 계획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대구 시민이 부담해야 할 수돗물 요금 인상도 최소화해야 한다. 시민들도 더 좋은 물을 쓰게 되면 비용을 더 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과다한 수돗물 요금 임상은 자칫 저항을 부를 수 있다. 연결 도수관로가 해평 취수장 연결 시보다 3배 이상 길어지는 만큼 공사 기간도 늘어나게 되는데, 법적·행정 절차를 최소화해 최대한 빨리 착공해야 한다. 아울러 안동댐 호수 퇴적물 중금속 오염 논란에 따른 시민 불안감도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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