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돗물에서 유해 녹조 독성물질이 처음 검출됐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대구의 환경단체가 부경대 이승준 교수팀에 의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 정수장 3곳(문산·매곡·고산)의 원수(原水)와 정수(淨水) 모두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한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유해 남조류가 만들어내는 독성물질 중 하나로 복통, 간·폐·신경 질환 및 생식기능 약화를 유발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 교수팀 조사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의 양은 미국 환경보호국이 정한 성인 환경 기준치 이하라고 하지만 아동 허용치에 근접하는 수치라고 한다. 측정 결과가 정확하다면 예삿일이 아니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물을 끓이더라도 사라지지 않는다. 시민들로서는 낙동강 수돗물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대구시는 대구의 정수장 3곳의 원수와 정수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낙동강에 유해 녹조 독성물질이 생성됐다고 하더라도 오존 활성탄 고도 정수 처리를 통해 거의 100% 제거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교수팀과 대구시의 조사에서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은 검출 방식의 차이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이 교수팀은 200여 가지 마이크로시스틴을 모두 합해 조사한 반면, 대구시는 독성이 강한 4가지 마이크로시스틴만 찾는 검출법을 쓰고 있다.
대구시는 우리나라 환경부가 정한 지침에 따른 검사 결과인 만큼 시민들이 안심하고 대구 수돗물을 써도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리 환경부 지침이 그렇게 돼 있다고 하더라도 이번에 미국 환경보호국의 공식 검사 방식을 통해 마이크로시스틴을 검출해 낸 이 교수팀의 조사 결과를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수돗물에 절대 들어 있어선 안 될 물질이다. 대구시가 민간 조사 결과에 눈과 귀를 막은 채 "대구 수돗물은 안전하다"는 주장만 되풀이한다고 시민들이 곧이곧대로 믿어주겠는가. 더 많은 마이크로시스틴 종류를 검출할 수 있게끔 검사법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옳다. 주 2회인 검사 횟수도 늘려야 한다. 시민 건강과 생명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정부 또한 낙동강 녹조 발생 현상이 해마다 심각해지는 만큼 4대강 보에 대한 시의적절한 방류 조치로 마이크로시스틴 발생 위험성을 낮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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