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신에 대한 수사를 ‘정치적 음모’로 몰아붙이는 이재명

입력 2022-08-04 05:00:00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이 자신이 관련된 것으로 의심받는 의혹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국민의힘이 고발하고 국민의힘의 고발에 따라 수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3일 "전당대회에 맞춰서 8월 중순까지 수사를 끝내겠다는 보도를 봤는데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이건 가장 심각한 국기 문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경찰은 이 의원의 부인 김혜경 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 결과를 8월 중순쯤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포함해 이 의원 관련 경찰 수사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선거사무소' 의혹 등 4건이 진행 중이고, 검찰이 대장동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2건을 수사 중이다.

이들 6개 의혹 중 국민의힘이 고발한 것은 대장동 의혹과 백현동 의혹, GH 합숙소 '선거사무소' 의혹, 김혜경 '법카' 유용 의혹 등 4건이다. 하지만 전국철거민연합회중앙회(대장동 의혹, 공수처에 고발 후 검찰로 이첩), 경기도와 장영하 변호사(김혜경 '법카' 유용 의혹)도 고발인이다. 그리고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는 각각 '깨어있는 시민연대당'과 바른미래당의 고발로 시작됐다.

이런 사실은 이들 사건이 '국민의힘이 고발하고 국민의힘의 고발에 따라 수사하는 것'이란 이 의원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국민의힘은 고발인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의원의 말은 자신에 대한 수사를 집권 세력의 정치적 음모로 몰아붙여 수사의 정당성을 흐리려는 '프레임' 씌우기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 의원은 지난 6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자신을 대장동 의혹의 '배임 혐의 피의자'로 특정해 수사를 진행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을 때도 "검찰을 이용한 정치 보복" "사법 정치 살인"이라고 했다. 이 수사는 대선 전 문재인 정권 검찰이 해온 것으로, 이 의원의 주장은 그야말로 난센스였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그런 식으로 수사를 비난한다고 수사가 '정치적 음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