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 들여 만들어놓고 무용지물…경북점자도서관 개발시각장애인용 스크린리더
우수한 품질에도 서비스 난항…"유지·개발비용 정부가 도와달라"
정부에 2억원 지원 요청했지만 "기존 사업 겹친다" 이유 거절
경북 포항 한 시각장애인단체가 개발해 무료로 보급하고 있는 컴퓨터 스크린리더(화면 읽기) 프로그램이 업데이트 개발 비용이 없어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였다.
스크린리더는 시각장애인이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워드프로세서 등 응용소프트웨어 사용을 가능하도록 해 취업의 길을 열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정보화 시대에 시각장애인들에겐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 됐다.
그럼에도 시각장애인들은 선뜻 스크린리더를 구매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살 수 있는 프로그램은 국산 A제품과 수입 B제품 등이 있는데, 이들 제품 가격이 100만원 안팎이어서 시각장애인들에겐 부담이다.
이에 정부가 2003년부터 프로그램 구매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보급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한 해 평균 470대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9천53대가 보급됐지만 시각장애인 25만1천620명(지난해 말 기준) 중 스크린리더 대상자로 추정되는 5만명에겐 턱 없이 모자란 숫자다.
㈔경북시각장애인연합회 소속 경북점자도서관은 2017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사업에 선정돼 프로그램 개발비 5억원을 지원받아 '1 시각장애인, 1 스크린리더' 사업을 추진했고 2019년 '보이스위드' 개발에 성공해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보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일산직업능력개발원 등 교육기관에서 시각장애인 사회화 교육 등에 사용될 만큼 품질이 우수, 최근까지 7천건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인터넷 환경, 새 버전의 워드프로세서 등 새로운 환경에 맞게 프로그램 성능을 높여줘야 하지만 개발 비용이 없어 더 이상의 서비스가 어려워지고 있다.
경북점자도서관은 프로그램 업데이트 및 유지에 필요한 2억원 상당의 비용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기존 지원 사업과 겹친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국회의원을 통한 예산 확보 노력도 마찬가지였다.
경북점자도서관 관계자는 "시각장애인에게 스크린리더는 지적 정보 수단으로써 반드시 필요한 보조기기지만, 현재 지원되는 보조기기는 고작 '흰지팡이'가 전부"라며 "이 문제를 해결할 프로그램이 유지비용 문제로 무용지물이 될 판이다. 정부의 지원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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