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원도심은 살아있다] <3>값싸고 맛있는 찜닭의 성지 '안동 구시장'

입력 2022-08-11 06:30:00 수정 2022-08-11 07:20:11

식당 찾는 95% 관광객…10년째 가격 그대로 유지
마스크(탈)데이 페스티벌 등 다양한 이벤트로 볼거리 확대 계획

안동 구시장은 조선 후기에 형성된 안동지역 가장 오래된 시장이다. 안동시 도심 중심에 자리잡아 곡물과 각종 수산물, 땔감 등을 교역해오던 시장이었다.

안동 구시장은 동서남북으로 길이 나 있다. 서쪽으로 찜닭골목, 동쪽으로 난전, 남과 북 좌우로는 공산품과 의류매장들이 들어서 있다. 입구마다 문을 설치해 LED 전광판과 현수막 설치대를 조성했다.

안동 구시장에는 현재 285개 점포 가운데 빈점포가 111개나 된다. 그만큼 안동지역 최대 전통시장의 어려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상인은 310여 명이다.

안동 구시장에는 다양한 사업들이 꾸준히 진행됐다. 2002년 43억원을 들여 아케이드를 설치했다. 2012년에는 공영주차장도 조성했다. 2013년 고객지원센터 건립과 문화관광형사업 시장으로 선정돼 16억원이 투입됐다.

2016년에는 글로벌명품시장 사업으로 45억원이 들어갔다. 3억원을 들여 노후전선도 정비하고, 스마트 시범 상가로로 탈바꿈했다. 특히, 2021년에는 21억원을 들여 야간관광 명소화 사업이 진행돼 다양한 조명과 LED시설로 야간에도 즐길 수 있는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안동 구시장 찜닭골목은 안동지역 최고 먹거리 핫플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안동 찜닭골목 모습. 매일신문 D/B
안동 구시장 찜닭골목은 안동지역 최고 먹거리 핫플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안동 찜닭골목 모습. 매일신문 D/B

◆'안동'을 전국 브랜드화시킨 '찜닭골목'은 핫플

안동 구시장의 대표는 '안동찜닭'이다. 안동찜닭 골목은 인근에 대학교들이 들어서면서 튀김 통닭보다 양이 많고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개발하고자 노력한 것이 유래가 됐다. 안동찜닭 골목은 2011년 경북 유일의 테마 골목으로 지정됐다.

안동을 찾는 관광객들은 자연스럽게 안동 찜닭골목을 찾는다. 찜닭골목의 식당들마다 각종 방송 프로그램 출연 이력들이 나붙어 있을 정도로 이 곳은 모든 식당이 안동지역 최고 먹거리 '핫플'이다.

'안동찜닭'은 닭볶음탕(닭도리탕)의 안동식 변형이다. 고춧가루를 넣어 매콤하게 하는 대신 붉은 고추를 어슷어슷 썰어 청양고추 특유의 '칼칼한 맛'을 유지하되, 간장소스로 조리를 해서 시원하면서도 단맛을 내게 한 것이 안동찜닭의 특징이다.

여기에 굵은 당면을 넣거나 사각당면을 넣어 여럿이 먹어도 푸짐하게 했다. 특히 간장소스에 졸여 담백한 닭고기와 어울어진 당면의 맛이 일품이다.

최근에는 (사)안동찜닭생산협회가 설립되고, '안동찜닭'에 대한 지리적 표시를 등록했다.상인들은 안동찜닭의 정확한 레시피를 소개하고 본연의 맛을 지키는 작업의 하나로 지리적 표시를 선택했다.

안동찜닭생산협회는 지리적 표시가 마무리된 후 회원들에게 원산지 표시에 대해서도 철저히 주문했다. 식당에서 판매되는 모든 재료에 대해 출처를 명확히 하면서 고객들에게 신뢰를 심어주었다.

찜닭가격도 10년째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식당을 찾는 손님 95%가 관광객이기 때문에 그들이 다시 안동을 찾을 때도 '값싸고 맛있는 안동찜닭'이란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다.

안동 구시장으로 찾아간 안동국제탈춤축제 모습. 매일신문 D/B
안동 구시장으로 찾아간 안동국제탈춤축제 모습. 매일신문 D/B

◆'마스크 데이 페스티벌', 관광객들이 몰리는 시장으로

'글로벌명품시장', '문화관광형시장' 등 글로벌 관광특화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는 안동 구시장도 원도심의 쇠퇴로 사람들이 떠나면서 된서리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관광거점도시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과 연계해 원도심으로 사람들이 몰리도록 하고, 관광객들이 찾도록 하는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안동 구시장의 상권르네상스 사업 핵심은 사람들이 찾는 시장이다. '마스크데이 페스티벌'을 통해 탈춤축제를 원도심과 전통시장으로 끌어들여 상시화시키고, 이를 통해 상권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발전시켜 관광객들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권기창 안동시장은 "탈춤 축제를 비롯해 모든 축제와 행사를 원도심에서 개최할 것이다. 축제와 행사 시너지 효과를 원도심 상권과 전통시장으로 확대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와 원도심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 했다.

특히, 지난 몇차례에 걸쳐 안동국제탈춤축제를 원도심으로 끌어들이는 시도를 통해 효과를 얻은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안동 대표 축제인 국제탈춤축제를 구시장 일대에 상시화시켜 나가는 전략은 주효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동 '하회탈'의 특색을 살린 마스크(탈) 데이 페스티벌을 진행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살거리·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토요농산물장터와 아트프리마켓, 소소한상점과 연계한 주말 이벤트 행사 진행, 마스크를 쓰고 페스티벌에 참가한 고객들에게 할인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행사와 체험, 퍼레이드, 문화 프로그램 등으로 사람들이 몰리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경관조명사업이 완료된 안동 구시장 모습. 매일신문 D/B
경관조명사업이 완료된 안동 구시장 모습. 매일신문 D/B
경관조명사업이 완료된 안동 구시장 모습. 매일신문 D/B
경관조명사업이 완료된 안동 구시장 모습. 매일신문 D/B

◆'여행자쉼터·풍류문화체험', 상인과 고객 소통공간으로

이밖에 '풍류스튜디오' 운영, '여행자 쉼터 조성', '풍류문화체험센터' 등 사업도 진행한다. 비대면 시대 소비패턴에 맞추고, 소비 관광객들의 문화체험과 휴식공간을 동시에 제공한다.

상권내 온라인 방송 스튜디오를 구축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고, 원도심 특화상품 라이브커머스 방송 운영으로 상권내 특화상품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국 배송 활성화로 언택트 환경과 관광 비수기 대응력을 높이고, 지역내 특산품 판매 활성화로 이어나갈 방침이다.

'여행자 쉼터'는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쉼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찾은 관광객들은 안동 원도심 상권을 연결해주는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관광 스탬프 투어 기념품 수령과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꾸민다.

이 곳에서는 마스크 데이 페스티벌에 필요한 하회탈과 전통의상을 대여해주고, 기념사진 촬영 장소로도 이용된다.

'풍류문화체험센터'는 한마디로 시장을 찾는 관광객과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원도심 상인과 고객 간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

이 곳에서는 글로벌 음식만들기, 전통문화체험, 탈춤배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원도심 상권 방문고객 유입으로 매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안동찜닭 조리 모습.
안동찜닭 조리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