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탄 커피 먹인 뒤 '내기골프'…한 게임에서 6천만원 가로채

입력 2022-07-28 13:21:02

A씨의 차량에서 압수한 향정신성의약품. 전북경찰청 제공.
A씨의 차량에서 압수한 향정신성의약품. 전북경찰청 제공.

지인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탄 커피를 주고 '내기골프'를 벌여 수천만원을 가로챈 일당이 구속됐다.

전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50대 A씨 등 2명을 구속하고 B씨 등 2명을 불구속해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월 8일 익산시의 한 골프장에서 몰래 향정신성의약품을 탄 커피를 C씨(50대)에게 마시게 해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수법으로 6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A씨는 평소 함께 골프를 치던 C씨에게 '판을 크게 벌려 내기골프를 치자'고 제안했다.

A씨는 B씨 등 3명과 공모해 골프 라운딩 전 커피에 마약 성분의 로라제팜을 타 C씨에게 마시게 했다.

4홀 정도까지는 1타당 1만∼30만원씩을 걸고 내기를 하다 이후 C씨가 약효로 인해 평소와 달리 집중력을 상실하며 실수를 반복하자 판돈을 50만∼100만원으로 올렸다. 또 전후반이 끝났을 땐 자신들의 평소 평균 타수를 넘긴 타수당 판돈의 벌칙을 부과하는 일명 '핸디치기'로 1타당 200만원을 내놓게 했다.

커피를 마시고 무기력함 등을 느낀 C씨는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했지만 A씨 등은 '많은 사람이 모였는데 그만 친다고 하면 안 된다'며 진통제와 얼음물 등을 건네며 끝까지 골프를 치게 했다.

평소보다 점수를 내지 못한 C씨는 6천만 원을 잃었고, 이후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C씨의 소변을 검사한 결과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또 A씨 일당 중 한 명의 차에서 같은 성분의 향정신성의약품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를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고, 골프장에서 커피에 약물을 타는 영상 등을 확보했다"라며 "범행을 계획하는 등 죄질이 중하다고 보고 가담 정도가 가장 큰 2명을 구속해 송치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