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복귀 기업의 수도권 경제자유구역 내 공장 신·증설을 허용하고, 폐수 배출이 없는 공장의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내 신·증설 면적을 확대하는 내용의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 학과 증원을 허용한 지 하루 만에 정부가 공장 신·증설에 초점을 맞춘 수도권 규제 완화 방안까지 내놓자 지역균형발전 역행이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수도권 내 경제자유구역에서는 외국인 투자 기업에만 공장 신·증설을 허용할 뿐 국내 복귀 기업에 대해서는 불허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국내 복귀 기업에도 공장 신·증설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내 폐수 배출 없는 공장 규모를 1천㎡에서 2천㎡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친기업 정책으로 포장하지만 명백한 수도권 규제 완화 조치다. 유턴 기업에 수도권 경제자유구역 입주가 허용되면 기업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더욱 부채질할 게 분명하다. 반면 비수도권 경제 발전엔 발목을 잡아 지역 간 격차를 더 크게 할 우려가 농후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렇다 할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별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수도권 빗장을 푸는 정책들을 잇따라 내놓아 지방은 우려가 크다. 수도권 공장 신·증설을 대폭 허용하면 기업들의 입지 선택에서 수도권이 우선 고려되고, 지방은 뒷전으로 밀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방이 추진하는 기업 유치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기업 활동을 옥죄는 각종 규제를 정비하는 것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비대한 수도권에 일방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가뜩이나 수도권에 기업이 몰려 난리인데 수도권 집중을 더 부추기는 정책들을 추진하는 것은 지역균형발전을 거스르는 행위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수도권 쏠림·지방 소멸' 악순환을 끊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역행하는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들을 정부는 당장 중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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