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은 일 년 중 가장 덥다는 초복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식용 개고기에 대한 찬반 논란이 더 뜨거워진다. 대구 칠성개시장의 존폐를 둘러싼 논란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전국동물보호연대는 최근 대구시청 앞에서 칠성개시장 철폐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칠성시장은 성남 모란시장, 부산 구포시장과 함께 국내 3대 개시장으로 불렸다. 지난 2019년 두 시장이 폐쇄 절차를 밟으며 국내 유일한 개시장으로 남게 됐다. 동물단체들은 "홍준표 대구시장은 반려견 순금이를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평소 소문난 애견인이다. 지난해 칠성시장 방문 당시에도 "개를 식용으로 활용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다.
개시장 폐쇄는 쉬운 일이 아니다. 개를 사고파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던 시절부터 장사를 해왔기 때문에 상인들을 비난할 수 없다. 상인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대구시에 따르면 칠성시장 내 개식용 업소 업주들도 보상이 이뤄진다면 업종 전환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업주들은 업종 전환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법 개정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시는 부산 구포 개시장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개시장 폐쇄를 위해 구청은 꾸준히 상인들을 설득했고, 상인들은 결단을 내렸으며, 동물단체들도 힘을 보탰다고 한다. 구포 개시장에는 낡은 점포를 대신해 공영주차장과 상가가 들어섰고 소공원과 반려동물 놀이터 등도 조성 중이다. 가축시장 폐업 상인들이 업종 전환을 통해 반려동물과 관련한 펫시장을 만든다는 청사진도 나왔다.
전국 유일의 개시장이 없어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회 개식용 금지 법안이나 전·폐업 보상에 대한 지원 근거 등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대구시가 의지를 갖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시장 폐쇄는 대구시의 관심과 상인들의 결단, 동물단체의 협조라는 삼박자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가능하다. 애견인 홍준표 시장이 취임한 만큼 올해가 칠성개시장 폐쇄 원년이 될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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