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두 눈 잃고 척추염 앓아도 아버지 있어 행복했는데…그런 아버지가 폐암이라니

입력 2022-07-12 06:30:00

경미한 지적장애에도 농사일만큼은 잘한다 인정해준 아버지
불행한 사고로 부모님에 짐 될까 스스로 복지시설 입소하기도
아버지 다신 못 만날까 불안…짦은 안부통화가 전부, 눈물만 훔쳐

8일 척추염진단을 받은 시각장애인 장영규씨가 움직이지 못한 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김세연 기자
8일 척추염진단을 받은 시각장애인 장영규씨가 움직이지 못한 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김세연 기자

해가 뜨기 전 어스름한 새벽, 농사짓는 아버지를 따라 사과밭에 나가던 기억을 장영규(45) 씨는 잊을 수 없다. 어린 시절 사과나무에 약 치는 일을 돕고 있으면 아버지는 항상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미한 지적장애 판단을 받은 장 씨에게 아버지는 늘 공부는 못해도 농사일만큼은 누구보다 잘한다며 항상 자신을 인정해줬다. 장 씨는 시력을 잃기 전 아버지 일을 도왔던 것이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라고 회상한다.

◆사고로 실명한 후 시설 생활

경북의 한 농촌에서 태어난 장 씨는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사랑하는 부모님 밑에서 농사일을 도우며 자유롭게 자랐다. 18살 당시 또래보다 유독 계산과 학업 속도가 느린 장 씨에게 선생님은 병원 검사를 권유했고, 경미한 지적장애 판단을 받았다. 하지만 장 씨는 특유의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으로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지냈다.

어느날 고등학생 장 씨는 도롯가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가 덤프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당하며 눈을 크게 다치고 말았다. 한쪽 눈이 보이지 않게 됐지만, 장 씨는 낙담하지 않고 여전히 농사일도 돕고 공장도 나가며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끔찍한 사고는 다시 일어났다. 20대 초반 장 씨는 농사일을 돕던 와중 손에 낫을 든 채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다가 다른 쪽 눈에 부상을 입은 것이다. 양쪽 눈 모두 실명하게 된 장 씨는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었다.

당장 앞이 안 보이게 된 장 씨는 아버지 농사일도 더 이상 도와줄 수 없는데, 노쇠한 부모님이 중증장애인이 된 자신을 돌봐야 한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었다. 장 씨는 스스로 시각 장애인시설 입소를 결심했다. 시설에 입소하면 장애인 자격으로 생계도 해결됐기 때문에 부모님의 짐을 덜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부모님과 전화 통화도 자주하고 종종 만나며 장 씨는 새로운 삶에 서서히 적응했다. 15년 이상 시설에서 지내온 장 씨는 최근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과 허리 통증에 병원을 찾았고 입원까지 하게 됐다. 그러던 중 아버지까지 폐암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들었다. 한평생 본인에게 찾아온 불행에도 밝게 지내온 장 씨였는데, 아버지의 폐암 소식에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척추염으로 입원 중에도 암 걸린 아버지 걱정

장 씨는 지난 28일 척추염 진단을 받았다. 거동을 전혀 할 수 없기 때문에 입원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치료비는 기초수급자 자격으로 어느 정도 지원이 되지만, 하루에 12만원의 간병인 비용과 입원비, 검사 비용을 합하면 한 달에 386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장 씨의 통장에 남아있는 돈은 130만원뿐. 장기 입원이 될 가능성도 있기에 장 씨는 완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퇴원을 고려하고 있다.

설상가상 암 진단을 받은 장 씨의 아버지도 이제 폐암 말기에 다다랐다. 생사를 넘나들고 있지만 아버지는 장 씨가 걱정할까 아들에게 사실을 꼭꼭 숨기는 중이다. 아픈 아버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장 씨는 매일 침대에 누워 눈물만 흘린다. 아버지의 간병을 하고 있는 어머니도 쇠약해진 몸 상태에 이미 한 차례 쓰러졌다. 장 씨는 하루 한 번 짧막한 부모님과 통화로 안부를 물을 수밖에 없는 자신이 밉다.

아버지를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될까 불안감은 날로 커진다. 병문안도 가고 싶지만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하다. 병실에 누워 장 씨는 가족들과 함께 여행가는 상상을 하곤 한다. 눈이 보이지는 않지만, 사랑하는 부모님과 함께 바다 냄새도 맡고 바람을 느끼고 싶다는 장 씨. 다음에 아버지와 전화할 때는 꼭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겠다며 눈물을 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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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발달장애 아이 돌보며 빚을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생계유지하는 이선희 씨에 1,874만원 전달

매일신문 이웃사랑 제작팀은 발달장애로 태어난 미숙아 치료비와 빚 상환을 위해 밤낮으로 아르바이트하는 이선희(매일신문 6월 28일 자 10면)씨에 1천874만5천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삼이시스템 10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이성준 10만원 ▷이창영 5만원 ▷이병규 2만5천원 ▷배영철 2만원 ▷신종욱 2만원 ▷전병옥 2만원 ▷홍준표 2만원 ▷곽민정 1만원 ▷김삼수 1만원 ▷윤인주 1만원 ▷이운대 1만원 ▷이주영 5천원 ▷이장윤 2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내 사별 후 사업 실패로 진 빚을 갚으며 아픈 어머니와 대학생 아들을 키우는 이상국 씨에 1,620만원 성금

아픈 아내 병수발만 15년을 했고, 사별 후 사업 실패로 진 빚을 갚으며 아픈 어머니와 대학생 아들 키우는 이상국(매일신문 7월 5일 자 10면) 씨에 41개 단체, 115명의 독자가 1천620만5천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DGB대구은행 1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원전기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이일우)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대흥분쇄기(한미숙) 20만원 ▷김영준치과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최우진)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이구팔육(김창화) 10만원 ▷㈜천마자동차전문학원 10만원 ▷㈜태광아이엔씨(박태진)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봉란옥(이순자)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하담작명철학원(성병찬) 5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국선도풍각수련 3만원 ▷청산(우창하) 3만원 ▷대원전설(전홍영) 2만원 ▷모두케어(김태휘) 1만원 ▷하나회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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