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규의 행복학교] 힘 들때도 행복을 찾는 연습을 하자

입력 2022-07-08 12:30:00 수정 2022-07-08 17:22:27

최경규

지천명의 나이에 들어서니 세상이 점차 단순하게 보인다. 하루에도 오만가지의 생각을 하는 인간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서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소외감 없이 조화롭게 관계를 이어나간다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젊은 시절 수많은 방황과 이별을 가진 후에야 비로소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가 보다. 오늘 아침 작은 에스프레소 커피잔 위로 흐르는 잔잔한 음악은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를 생각나게 한다.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꽃,

이 구절을 읽을 때면 나는 마음이 아려온다. 마냥 싱그럽기만 했을 법한 젊음의 시간들, 시련을 거치며 비로소 지니게 된 성숙한 삶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시인은 이렇게 표현하였다.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고 그때의 나에게 말을 전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할까 상상에 빠져본다. 방황의 소나기 아래에 서 있는 과거의 나에게 한마디 할 수 있다면 과연 어떤 말을 할까? 그리고 당신은 무슨 말을 남길 수 있을까?

◆세상 모든 것은 변하니, 변함에 너무 마음을 두지 마라.

배움과 관계없이 우리는 이 절대적 진리를 잊고 사는 듯하다.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어 모른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삶의 굴곡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그 뜻, 깊이를 공감할 것이다. 돈을 버는 것도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 때를 만나야 하고, 잃는 것도 모두 자신의 잘못만은 아닐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 가진 것을 마치 평생 누릴 것처럼 살다가 운의 흐름이 멈출 때 엄청난 박탈감에 괴로워한다.

사람의 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불교에서 말하는 오늘 마주하는 이는 수천 번의, 전생의 인연으로 비로소 만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 어떤 인연도 완벽하지 않다. 그 완벽하지 않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미련한 인간은 사랑할 때의 최고점만을 기억하고 평균값으로 매기며, 삶이 힘들 때 사람이 변했다고 믿고 슬퍼한다. 사랑이 최저점에 잠시 머문다고 할지라도 사랑인 것을, 그것을 변했다고 말하고 인연의 마침표를 쉽게 찍어버린다.

완벽한 사랑을 꿈꿀 수는 있지만 그만큼 자신이 받는 상처에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 모든 것은 변하기에 상처받지 않으려면 너무 가까이 서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건강한 거리를 두는 것이 때로는 현명한 삶의 지혜이다. 수주작처(隨主作處)라는 말이 있다. 언제나 깨어있어야 하고, 내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 변하는 세상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

◆ 비교라는 마음을 가지는 순간, 몸과 마음은 무거워진다

기분을 좋게 만드는 방법, 사람에 따라 다르기에 무엇이라고 정형화시키기가 참 어렵다. 하지만 반대로 기분을 좋지 않게 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누군가와 비교를 하거나 스스로 비교당하면 순식간에 소통은 불통이 된다. 심지어 자신과의 소통조차도 말이다.

절대 비교하지 말라고 하면 더 비교하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일지는 몰라도, 비교라는 감정과 멀리하라. 이미 나는 나 자체로 독립된 인격이고, 나의 삶이다. 대신 누군가가 살아줄 수도 대신해줄 수도 없다.

비교 때문에 다른 사람의 시각에 삶을 맞추면 늘 불안하다. 쫓기는 시간 위에 살 수밖에 없다. 쫓기는 삶은 마음에 평온을 주지 못한다. 쉬어도 쉬는 것이 아니고 놀아도 노는 것이 아니다. 온전히 쉴 수 있어야 마음에도 근육이 붙는다. 마치 팔근육이 더 커지려면 운동 후 휴식이 더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비교하지 말고, 부러워 말고, 지금 이 시간, 자체에 만족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내려놓는 연습을 하여야 한다. 어차피 인생은 공수레 공수거. 비교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 독소는 몸과 마음을 더 무겁게 할 것이다.

◆희망을 찾는 사람들은 행복할 수 있다.

긍정만을 바라보라는 책이 있듯이 사람이 힘들 때일수록 나쁜 생각을 하게 된다. 더 상황이 악화되거나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생각의 폭도 좁아져 정상적인 사고를 못 할 때면 희망은 좀처럼 보이질 않는다.

힘이 들 때는 주변에서 작은 희망이라도 찾는 시간, 그리고 그 희망 속에서 감사하고 기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물가는 연일 오르고, 대출이자도 감당이 안 되어 찜통더위 속에서 선풍기 한 대로 온 가족이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은 행복할 수 있다.

흐르는 땀방울이 눈을 타고 내려와 얼굴은 찡그려지더라도 아이들의 웃는 소리에 희망을 들을 수 있고, 퇴근 후 나를 반겨주는 강아지의 반짝이는 눈망울에서 사랑을 볼 수도 있다. 작은 감사는 행복으로 이어지고, 그 작은 행복들이 모여 희망이라는 감정이 우리의 마음에 자리 잡는다면 우리는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어린 나에게 좋은 사람을 만나는 방법에 대해 덧붙여 말해주고 싶다.

"네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면 돼"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이 마치 자석처럼 모이는 법이다. 순수한 사람이 때로는 지루하게, 미련한 거북이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그러한 거북이를 알아보고 모이는 수많은 인연은 아름답다. 특히 요즘처럼 SNS가 발달한 세상, 좋은 인연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냥 조용히 자기 일에 정성을 다해 살아가면 사람들은 모여드는 법이다. 그러니 자신을 먼저 앞세우지 말고, 남들 위하며 말을 아끼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사람들 사이에 함께 있는 자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상 모든 일에 정답은 없다. 그래서 내 기준이 바로 서야 한다. 그러면 다른 기준들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어 줄을 설 것이다.

세상은 어렵지 않다. 정말 단순한 몇 가지 진리에 따라 움직이고 지금까지 이루어져 왔었다.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최경규

행복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