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기태] 불조심 실천, 나부터 시작

대구 수성소방서장 김기태.

가을의 끝자락이자 겨울을 준비하는 달인 11월을 뜻하는 영어 단어 November는 "nine(9)"을 의미하는 라틴어 "novem"에서 유래하였다. 로마인이 최초로 정리한 달력은 10달밖에 없었고 그중 9번째 달에 라틴어에서 숫자 9를 나타내는 "novem"을 붙인 것이 기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1월 9일이 바로 '소방의 날'로 지정되어 있어, 한 해의 끝을 돌아보며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불조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처럼 11월은 '불조심 강조의 달'로서, 각 가정과 일터에서 다가올 겨울철 안전을 준비하는 뜻깊은 달로 삼기에 더없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겠다.

봄철 다음으로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겨울철,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보낼 수 있을까?

첫째, 화재 발생 시 물적 피해가 우려되는 물류창고나 대형 공사장에서는 화재위험작업 또는 용접·용단 같은 작업 전,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법령에 적합한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정상 작동여부를 확인한다. 또한 용접 등 화재를 취급하는 작업을 할 때에는 화재 감시자를 지정하여 배치하고, 용접 작업 후에는 작업장 주변에 불씨가 남아있는지 반드시 확인하도록 한다.

둘째, 여가·문화활동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인적피해 방지를 위해 성탄절·연말연시 등 지역 축제·행사장에서는 불꽃을 사용한 행사를 제한하고 LED 등으로 대체하여 화재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한, 펜션·휴양림 등 숙박시설에는 각종 경보기와 소화기 설치여부를 확인하고, 캠핑장과 야영장에서는 텐트 내부에서의 취사·화기취급은 금지하며 소화기를 반드시 비치하여야 한다.

셋째,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으로 인한 전기용품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전기 난방용품 화재도 다수 발생한다. 이로 화재를 줄이기 위해서 화재위험 3대 제품(전기장판, 히터, 열선) 안전 사용법을 숙지하고, 콘센트 화재 방지를 위해 자동소화기능이 있는 '화재안전콘센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산림에 인접한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는 가정에서는 주기적인 연통 청소와 지정된 연료만 사용하는 등 관련 안전수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화재예방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작은 실천이 쌓여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방환미연(防患未然)의 자세로 "나부터" 실천하는 화재예방 습관이 이웃과 동료, 그리고 나의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방패가 될 수 있다. '불조심 강조의 달'인 11월, 방심하지 않는 준비와 관심으로 여러분의 겨울은 언제나 따뜻하고 안전하기를 소망한다.

대구 수성소방서장 김기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