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평 작년 `불수능`급…선택과목 쏠림 심화

지난달 9일 시행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모평)가 지난해 '불수능'과 유사하게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선택과목 간 유불리에 따라 국어는 언어와 매체, 수학은 미적분으로 학생들이 쏠리는 현상이 심화했다.

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023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에서 국어 영역은 149점, 수학은 147점으로 '불수능'이란 평가를 받았던 지난해 수능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로, 수험생의 상대적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보통 시험이 어려운 경우 평균이 낮아지면서 표준점수 최고점은 올라가고, 반대로 쉬우면 평균이 올라가면서 최고점은 내려간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자는 59명으로, 전체 국어 응시자 중 0.02%를 차지했고 수학 만점자는 불과 13명(0.003%)에 그쳤다. 지난해 수능 국어 만점자와 수학 만점자 비율은 각각 0.01%, 0.63%였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도 1등급 학생 비율이 5.74%로 지난해 수능(6.25%)보다 낮았다.

또 지난해 수능에서 선택과목 간 유불리가 나타나며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각각 언어와 매체, 미적분으로 학생 쏠림 현상이 더 심해졌다.

이번 6월 모평에서 국어 선택과목별 응시자 비율은 화법과 작문이 64.1%, 언어와 매체가 35.9%였다. 언어와 매체 선택 학생 비율은 지난해 6월 모평 27.8%→9월 모평 29.9%→지난해 수능 30%로 증가 추세다.

수학 응시 비율은 확률과 통계 51.5%, 미적분 42.8%, 기하 5.7%였다. 미적분 선택 학생 비율도 지난해 6월 모평 37.1%→9월 모평 39.3%→수능 39.7%에서 이번 6월 모평까지 확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과 중상위권 학생 중 선택과목을 언어와 매체로, 문과 중상위권 학생 중 수학 선택과목을 미적분으로 택하는 비율이 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재 통합수능 점수는 공통과목 원점수 평균이 높아질수록 최종적으로 변환되는 표준점수도 올라가는 구조다.

이에 따라 주로 상위권 학생들이 선택해 공통과목 원점수 평균이 높은 언어와 매체, 미적분에 학생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종로학원에 따르면, 이과 학생 중 언어와매체를 선택한 학생 수가 지난해 6월 5만6천279명에서 이번에 8만1천332명으로 44.5% 급등했다. 미적분을 선택한 문과 학생 수 역시 지난해 6월 모평 7천31명에서 이번에 9천878명으로 40.5% 증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과학생이 언어와 매체에 집중돼 국어에서도 사실상 문·이과 점수차가 발생할 소지가 커지고 있다"며 "올해 수능에서도 언어와 매체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면, 이과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중상위권 문과 학생들 사이에서 상위권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표준점수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며 표준점수를 높게 받을 수 있는 미적분으로 많이 몰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택과목간 유‧불리 문제는 여전히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어와 수학은 공통과목 배점이 높아 공통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6월 모평 작년 '불수능'급…선택과목 쏠림 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