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화장장 신설·현대화, 지체할 시간이 없다

입력 2022-07-05 05:00:00

대구 유일의 화장장인 명복공원이 오는 2024년이면 최대 가동률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위기감이 크다. 명복공원은 지난해 이미 가동률 93%를 기록했다. 대구시는 현 위치에서 시설 현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경상북도에 신설·이전을 공식 제안했다. 명복공원은 지난 3월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으로 이미 한 차례 포화 상태를 경험했다. 장례 대란은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지역 내 화장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다른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다.

대구뿐만 아니라 경북에도 김천과 포항 화장장 등이 노후화됐다고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해 경기도 화성시 등 6개 지자체가 '함백산추모공원'을 공동으로 조성한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이들 지자체는 사업비를 인구 비율에 따라 분담하는 등 '지방자치 상생 협력의 모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구시는 경북에서 종합장사시설 희망 지역이 있는지 파악하고, 같이 신설해 보자는 취지로 제안했다. 대구시의 제안에 대해 경북도가 조만간 화답하기를 바란다. 인구 대비 넓은 부지를 찾고 화장장은 물론 장례식장, 자연장지, 봉안당 등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서둘러야 사후 약방문이 되지 않는다.

명복공원의 화장로와 편의시설이 터무니없이 부족하지만 시설 확충에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는 인근 주민들이 일종의 혐오시설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장사시설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세종시 '은하수공원'은 인근 주민들과 어우러진 공간으로, 장사시설이 기피 시설이라는 편견을 깨고 있다.

대구시는 화장시설 확충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수립해야 된다. 주민들도 현대화 사업에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공동체 의식을 갖고 협력해야 한다. 대구시는 인근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대구시가 진심 어린 대안을 내놓고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면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