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위령제가 고인이 피살된지 약 2년만에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열렸다.
숨진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대준(사망 당시 47세)씨의 형 이래진(57)씨 등 유가족 2명은 2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2층에서 위령제를 지냈다.
형 이씨는 헌화와 묵념을 한 뒤 숨진 공무원의 아들과 딸이 쓴 편지를 차례로 낭독했다.
고인의 아들은 편지에서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아빠에 대해 함부로 말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남은 가족의 상처는 아랑곳없이 삶을 짓밟았다"며 "가족과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아빠를 저는 너무 잘 알고 있다"고 호소했다.
형 이씨는 "동생의 어린 딸은 최근 3주 전쯤에야 아빠가 배에서 실종된 걸 알고 '더 이상 아빠 안 기다릴게'라고 했다"며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보다 끝까지 진상 규명을 위해서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 씨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월북했다는 첩보를 들었으면 '우리 공무원인데 월북자다, 우리가 처벌할 거니까 보내 달라' 이렇게 송환 요청을 했어야 하지 않나"라며 "(고인이 바다에 빠졌을 당시) 정부가 국제 조난 시그널을 송출해 동생을 살리려는 요청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조사를 받아야 하는데 왜 죽여 버렸나라고 (북한에 얘기)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죽고 나니까 월북으로 해버린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서해피격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의 단장인 하태경 의원, 김진형 전 해군 군수사령관, 문경복 옹진군수, 김기윤 변호사도 자리에 함께 했다.
하태경 위원장은 "해경이 숨진 이씨의 월북 근거라며 제시한 7가지 중 감청, 도박 빚, 정신적 공황상태를 제외하면 모두 배와 바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라면서 "바다 위에 어떤 부유물이 있는지, 배 안에 방수복과 구명조끼가 있는지, 야간 당직 때는 어떤 신발을 신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유가족과 TF는 이후 숨진 이씨가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역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을 살펴보고 선상 위령제를 지낸 뒤 다음날 다시 인천항으로 입항할 예정이다.
앞서 해경은 2020년 9월 서해에서 이씨가 북한군 총격에 피살된 지 1주일 만에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경은 1년 9개월 만인 지난달 언론 브리핑을 열고 이씨의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며 수사 결과를 뒤집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