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금 알바 일자리사업에 혈세 탕진해서는 안 될 일

입력 2022-06-29 05:00:00 수정 2022-06-29 08:37:08

고용노동부가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평가 및 개선 방안' 발표를 통해 소독약 비치 확인 등 정부가 세금을 들여 만든 아르바이트형 일자리를 대폭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반도체 등 신사업에 대한 인력 공급과 기업 혁신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가 단기 세금형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대폭 폐지하기로 한 것은 효율성이 떨어져 사실상 세금 나눠주기로 전락한 데다 일자리 통계 왜곡 폐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고용부가 169개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을 평가한 결과 우수는 19개, 양호는 80개인 반면 개선 필요는 38개, 감액은 32개였다. 전통시장 등에서 주민들을 고용해 소독약 비치 등 방역 물품 확인을 하는 지역 방역 일자리사업 등 11개는 아예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채 폐지키로 했다. 평가와 폐지 등 전체 사업 180개 중 45%인 81개 사업이 개선 필요 이하 등급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숫자 늘리기에 급급해 세금을 나눠주는 직접일자리사업에 열을 올렸다. 예산이 2016년 1조6천억 원에서 2021년 3조1천억 원으로 5년 새 약 2배 규모가 됐다. 5년 동안 직접일자리사업에 11조6천억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양질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아닌 빈 강의실 소등, 산불 지킴이와 같은 단순 아르바이트형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런 일자리를 잔뜩 늘려놓고서 문 정부는 고용 사정이 좋아졌다며 통계를 분식하고, 국민을 속였다.

윤 정부가 문 정부 때 크게 늘어난 직접일자리사업을 대폭 정리하고 반도체 등 신산업 위주의 인력 공급 정책 등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효율성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나라 곳간이 텅텅 빈 상황에서 효과도 없는 직접일자리사업에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직접일자리사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불필요한 예산 사용을 막고 신산업 분야 일자리 수급 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옳다.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기업이 많이 만들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것이 일자리 정책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