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A 부산판?' 기사 폭행 후 택시 훔쳐 달아난 50대男 '면허취소 수준 만취'

입력 2022-06-27 19:11:58 수정 2022-06-27 19:55:56

게임 GTA5 속 택시를 훔치는 장면. 자료사진. GTA5 화면 캡처
게임 GTA5 속 택시를 훔치는 장면. 자료사진. GTA5 화면 캡처

부산에서 택시기사를 폭행한 후 택시를 훔쳐 그대로 운전해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힌 50대 남성이 범행 당시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부산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50대 남성 A씨는 어제인 26일 오전 2시쯤 부산시 동구 좌천동 5부두 인근 도로에서 70대 택시기사 B씨를 폭행한 후, B씨를 차에서 내리게 해 직접 택시를 몰고 도주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 강도상해 등)를 받는다.

범행을 당한 B씨는 남쪽 부산역까지 도보로 이동해 경찰에 신고했고, 이어 경찰은 사건 발생 5시간여 후인 같은날 오전 7시 50분쯤 사건 발생 장소 옆동네인 부산시 동구 초량동의 주거지에서 A씨를 붙잡았다.

A씨의 범행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29%로 추정됐다. 이는 검거 당시 측정한 A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에다 체중·경과시간 등을 감안해 계산한 수치로, 면허취소 수준이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훔친 택시를 자신의 주거지 인근에 주차한 후, 택시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를 꺼내 버리기도 했다. 즉, 증거 인멸 시도를 한 셈이다.

A씨는 경찰에 거주지 인근 한 하천에 메모리카드를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메모리카드를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다.

폭행을 당하고 택시까지 빼앗겼던 피해자 B씨는 안와골절 및 코뼈가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입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 사건은 흡사 유명 게임 'GTA'(Grand Theft Auto) 시리즈 속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가상의 도심에서 각종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이 게임에서는 택시기사를 폭행한 후 택시를 훔쳐 운전(위 사진 참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