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물원 탈출한 호저 2마리 중 1마리 죽은 채 발견…"먹이 못 구해 아사한 듯"

1마리는 아직 행방 묘연…사람 공격하는 일 드물어

27일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발견된 호저 사체. 제주동부소방서 제공

제주시 조천읍 한 동물원에서 탈출한 호저가 죽은 채 발견됐다.

27일 제주도와 동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분께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 한 도로 옆 하수로에 야생동물 사체가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호저 사체로 확인됐다.

앞서 동물원 측은 지난달 말께 조천읍사무소에 들개가 우리를 부숴 키우던 호저 10마리 중 2마리가 도망갔다는 피해 신고를 했다.

이와 관련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귀포시 성산읍이나 표선면 쪽에서 호저를 키우다 잃어버린 사람이 있습니까? 성산읍 신천리에 나타났으니 찾아보세요. 퇴근 후 집에 왔다가 다른 세상에 온 줄 알았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날 사체로 발견된 개체 외에 다른 1마리는 최근 조천읍 함덕리에서 목격했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지만, 아직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동물원에서 사료를 먹으며 생활하다 탈출 후 먹이를 구하지 못해 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기사와 직접 관련없는 포큐파인(호저).

호저는 몸통이 가시털로 둘러싸여 고슴도치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크기는 훨씬 크다. '산미치광이'로도 불리며, 영어로는 '포큐파인'(Porcupine)이라고도 한다. 아시아·아프리카·남미 등지에 서식하는 포유류로, 긴 가시털이 특징이다.

몸길이 60∼90㎝, 꼬리길이 20∼25㎝로 소형견이나 중형견 정도의 크기다.

적이 공격하면 몸을 오그려 가시를 곤두세우는데 가시가 외부 물체 등에 박히면 몸에서 떨어져 나온다. 먼저 건드리거나 자극하지 않으면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호저를 발견하면 민원콜센터(120번)로 신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