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내에게, 또 부인이 남편에게, 일면식이 있는 병원 의사와 도서관 직원에게 등 흉기를 휘둘러 사망케 하거나 크고 작은 부상을 입힌 사건이 최근 한 주 동안 전국 각지에서 이어졌다.
흉기 범행은 이따금 발생하는 사건 뉴스이기는 하지만, 지난 한 주 평소보다 잦은 모습이었다.
최근 관객 수 1천만을 돌파한 영화인 '범죄도시2'의 범죄도시라는 표현을 빌려 전국 각지에 붙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부부 사이에서 흉기를 휘두른 범행은 여러 부부 문제를 다룬 KBS 드라마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사건들이다.
▶우선 지난 14일 오전 8시 45분쯤 30대 남성 A씨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집 앞에서 딸을 등교시키던 40대 아내 B씨에게 흉기를 수차례 휘두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B씨는 목 부위에 상처를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은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전날인 13일 B씨가 남편 A씨를 가정폭력으로 신고, A씨가 자택에서 퇴거된 후 다음날 아침 집을 다시 찾아 부인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이다. 실은 사건 당일(14일) 새벽에 부인 B씨는 남편이 베란다를 통해 집에 침입하려 한다고, 40여분 후에는 남편이 극단적 선택을 할 것 같다고 잇따라 경찰에 신고했다.
이어 경찰은 그날 오전 2시쯤 자해를 해 피를 흘리고 있는 A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는데, 치료를 마치고 불과 수시간 후 A씨가 다시 집을 찾아 범행을 저지른 것이었다.
이 사건은 '40대 여배우'라는 키워드로 B씨가 배우인 점이 여러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시선을 더욱 모았다. 최지우, 추자현, 한예슬 등의 여배우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보인 네티즌들의 추측성 온라인 게시글과 뉴스 댓글 등에서 거론되기도 했다.
이어 남편 A씨는 경찰에 체포되고 이틀 후인 1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증거 인멸 및 도주 염려를 이유로 구속됐다.
▶같은 14일에는 전남 고흥 한 도서관에서 직원을 상대로 40대 C씨가 흉기를 휘두르고 폭행해 불구속 입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이날 오후 5시 30분쯤 고흥군 소재 한 공공도서관에서 안내데스크에 앉아 있던 직원에게 다가가 흉기를 휘두르고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인 도서관 직원은 손 등을 베이는 상처를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책을 읽던 중 책 정리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다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C씨는 한달여 전쯤에도 같은 피해 직원과 비슷한 이유로 말다툼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5일에는 경기 용인 소재 한 병원 응급실에서 숨진 환자(아내)의 보호자(남편)가 의사를 상대로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70대 C씨는 15일 오전 9시 5분쯤 용인시 모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 D씨를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다.
사건 발생 직후 의사 D씨는 곧바로 치료를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흉기를 휘두른 C씨는 범행 나흘 전인 11일 0시쯤 심정지 상태로 해당 병원에 이송된 70대 부인이 사망한 것과 관련, 병원에 불만을 품고 당시 근무했던 D씨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C씨에 대해서는 범행 다음날인 16일 저녁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16일에는 전북 정읍에서 4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전 부인 및 남동생(처남)의 아내를 살해하고, 처남은 중태에 빠뜨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E(49) 씨는 16일 오후 5시 40분쯤 정읍시 북면 소재 한 상점에서 전처(41)와 그 남동생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전처 및 그 남동생의 아내(39)가 사망했고, 처남(39)은 중태에 빠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E씨는 남동생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로 전 부인을 만나러 갔다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E씨는 범행 후 근처 농장으로 은신했다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어 E씨는 이틀 후인 18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 '아내가 신천지에 빠져 자녀와 헤어지게 되자 범행에 이르게 됐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네. 그렇다. 비슷한 이유"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발언이 언론 보도로 전해지자 신천지는 보도자료를 내고 "기사에 묘사된 기자의 질문은 마치 피해자인 아내의 잘못으로 살인이 일어난 것이란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2명의 고귀한 생명을 무참히 앗아간 살인범의 살인 동기를 정당화시켜주고자 하는 것이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E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18일에는 인천에서 아내가 남편을 흉기로 찔러 부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60대 여성 F씨는 18일 오전 1시 30분쯤 인천시 서구 자택에서 50대 남편과 말다툼 중 가슴을 흉기로 찔러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F씨는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고, 병원으로 옮겨진 남편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F씨는 손자·손녀를 돌보는 문제를 두고 술을 마신 후 남편과 말다툼을 벌이다 화가 나 주방에 있던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19일에는 서울에서 60대 남성이 80대 남성을 흉기로 찔러 중태에 빠뜨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G씨는 19일 오전 10시 16분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노상에서 80대 노인의 배와 목 등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건 발생 30여분 만에 G씨를 붙잡았다.
G씨는 범행 후 자전거를 타고 달아났다가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성북구 정릉천변 인근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피해자인 80대 남성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현재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이유 등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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