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흠뻑쇼' 우려도 '흠뻑'…당국, 권고 강도 높였다 "물 뿌리는 축제 자제"

입력 2022-06-17 16:03:47 수정 2022-06-17 16:16:06

전날엔 "젖은 마스크는 세균 번식 위험"…티케팅 오류에 이용객 불편 겪기도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2 포스터. 피네이션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2 포스터. 피네이션

가수 싸이의 상징적 공연인 '흠뻑쇼'가 방역당국 제지와 티케팅 오류로 시작도 전에 얼룩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흠뻑쇼를 겨냥, '물을 뿌리는 형태의 축제는 감염에 취약하니 지양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17일 코로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마스크가 젖으면 감염에 좀 더 취약해진다. 가급적 물을 뿌리는 형태로는 축제가 진행되지 않도록 각별한 당부를 드린다"고 말했다.

싸이는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열지 않던 전국 투어 흠뻑쇼를 3년 만인 내달 초부터 재개한다. 공연 이름처럼 1회당 300t의 물을 관객석으로 뿌려 모두가 흠뻑 젖은 채로 즐기는 콘서트다. 7월 9일부터 8월 20일까지 7주 동안 인천을 시작으로 서울, 수원, 강릉, 여수, 대구, 부산까지 전국 투어를 진행한다.

앞서 '흠뻑쇼'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동시에, 전국이 가뭄으로 몸살 앓는 중에 막대한 양의 물을 사용해서 되겠냐는 비판도 동시에 받았다.

배우 이엘도 자신의 SNS를 통해 "워터밤 콘서트 물 300t을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전날 방역당국은 "현재 방역 지침상 공연 중 물을 뿌리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다만 물에 젖은 마스크는 세균 번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마스크 교체와 같은 적정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다소 온건한 입장을 냈다.

이에 싸이 소속사는 "모든 관객에게 방수 마스크를 1개씩 무료 제공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런 가운데 이날 방역당국이 '물 뿌리는 축제 자제'를 당부한 건 흠뻑쇼에 대한 권고 수위를 전날보다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대로는 흠뻑쇼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빼고서 공연만 해야 할 수도 있다.

가수 싸이가 2017년 8월 4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7 싸이 흠뻑쇼
가수 싸이가 2017년 8월 4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7 싸이 흠뻑쇼 'SUMMER SWAG'에서 열띤 공연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실시한 티켓 판매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싸이는 전날 오후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전국 7개 도시(서울·인천·수원·부산·대구·강릉·여수)에 대한 입장권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모든 지역, 모든 날짜에 대한 예매를 동시 시작한 탓인지 수시간 동안 예매 페이지가 먹통에 처했다.

재빨리 접속하거나 접속량이 다소 줄어든 틈을 타 티켓팅에 성공한 일부 이용자들은 예매성공 후기 팁을 공유하거나 자랑했고, 같은 시간 한참을 시도하던 이용자들은 온라인 곳곳에서 불만을 호소했다.

'흠뻑쇼'는 수시간 뒤 매진됐다. 전날부터 이날까지 중고 거래 사이트와 SNS에서는 웃돈을 붙여 티켓을 양도하겠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17일 오후 기준 '흠뻑쇼' 예매 추이를 보면 서울 공연 기준 성비는 여자 69%, 남자 31%로 각각 나타났다. 연령대로는 20대가 66.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달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다만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실외 집회, 공연, 스포츠경기 등에서는 함성이나 응원 등으로 비말이 많이 생성되는 만큼 참석자·관람객의 마스크 착용 의무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한양대 축제
한양대 축제 '2022 라치오스'가 열린 2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캠퍼스에서 가수 싸이가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