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전쟁 목표 첫 명시 "과거 러에 뺏긴 크림반도 되찾겠다"

입력 2022-06-14 14:15:40 수정 2022-06-14 14:31:00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과거 러시아에 빼앗긴 크림반도(크름반도)까지 이번 전쟁에서 되찾겠다며 입장을 밝혔다. 우크라인폼 유튜브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과거 러시아에 빼앗긴 크림반도(크름반도)까지 이번 전쟁에서 되찾겠다며 입장을 밝혔다. 우크라인폼 유튜브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과거 러시아에 빼앗긴 크림반도(크름반도)까지 이번 전쟁에서 되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인폼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크림반도는 러시아가 평화를 누릴 땅이 아니다. 크림반도의 얄타, 수다크, 잔코이, 예우파토리야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휘날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림반도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늘 밝혀왔으나, 이를 명시적 전쟁 목표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와 정권 교체에 대응해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군사력을 동원해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지역이다.

러시아는 당시 크림반도를 합병하기 전 주민투표를 통해 형식적으로나마 동의를 얻었으나, 국제사회는 그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전쟁을 통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도 크림반도 병합 당시와 마찬가지로 주민투표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전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림반도뿐만 아니라 이번 전쟁에서 빼앗긴 남부 헤르손, 마리우폴과 동부 돈바스 지역의 루한스크, 도네츠크 등도 완전히 되찾겠다"며 "우리가 승리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는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그것이 우리의 길이며 이 전쟁은 그렇게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세베로도네츠크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것에 대해선 "유럽에서 가장 잔혹한 전투 중 하나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전술적으로 러시아군을 이기고 있지만 사상자 수가 너무 많아서 두렵다"고 했다.

세베로도네츠크는 돈바스 지역 루한스크주 최대도시로 아직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으나 러시아군이 갈수록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군은 앞서 무차별 포격으로 세베로도네츠크의 도시 기능을 마비시켰으며, 민간인이 다른 지역으로 대피할 통로인 주요 교량까지 파괴한 바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동부 세베로도네츠크의 중심부에서 러시아군에 밀려 퇴각했다.

세베로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루한스크 주에서 마지막 남은 우크라이나 정부 통제 지역으로, 해당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패퇴하면 러시아군은 루한스크주 전역을 점령하게 된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서방의 현대식 무기만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고문을 끝낼 수 있다"며 서방에 무기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