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국회' 장기화 조짐…청문회 없이 임명하나

입력 2022-06-05 18:06:38 수정 2022-06-05 20:22:07

민주 내부 싸움에 지도부 공백…후반기 원 구성 시기 오리무중
새 정부 초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차질 불가피

5일 국회 출입문 교통표지판 너머로 국회 본관이 보인다. 제21대 전반기 국회가 지난달 29일 종료했으나 후반기 원 구성은 일주일째 안갯속이다.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는 가운데 6·1 지방선거의 여파로 본격적인 원 구성 협상이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국회 출입문 교통표지판 너머로 국회 본관이 보인다. 제21대 전반기 국회가 지난달 29일 종료했으나 후반기 원 구성은 일주일째 안갯속이다.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는 가운데 6·1 지방선거의 여파로 본격적인 원 구성 협상이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반기 원 구성 늦어지면서 국회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거대 야당(170석)인 더불어민주당이 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참패로 내홍을 겪으면서 여야 간 원 구성 협상이 언제 시작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건은 원 구성 협상에 나설 민주당 지도부가 언제 구성되느냐다.

지난달 30일 0시부로 제21대 전반기 국회가 임기를 마쳤지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늦어지면서 '식물국회' 상황이 5일 현재까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원 구성 협상의 한 축인 민주당이 선거참패로 이른바 '그로기' 상태라 복잡한 여야 간 줄다리기를 언제 시작할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본격적인 원 구성을 위한 여야 접촉은 금주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한시가 급한 민생법안 처리는 물론 윤석열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도 기약할 수 없는 점이다.

현재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 등이 지명 후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달 16일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로 넘어온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의 경우 이미 인사청문 기한(20일)이 지났다.

국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청문회 패싱' 가능성도 언급된다. 2008년 8월 이명박 정부에서 국회 공전으로 교육과학기술부·농림수산식품부·보건복지가족부 장관 3명을 청문회 없이 임명한 전례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으로선 부담이 적지 않다. 청문회 없이 장관을 임명할 경우 국민의 검증을 피했다거나 입법부를 등한시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고 교육·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검증 부실 논란 속에 전임 후보자들이 낙마한 자리여서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민주당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인사청문회가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고 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줄 기회인데 당 사정으로 진행을 하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선 의장단 구성은 물론 여야 간 핵심쟁점인 법제사법위원장을 어느 쪽에서 맡느냐를 다뤄야하기 때문에 협상이 시작돼도 마무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