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시·도의회 민주 전멸…비례대표 1, 2명이 전부

입력 2022-06-02 02:07:07

與 대구 20석·경북 17석 무투표…나머지 지역 대부분 승기 굳혀

대구시의회에서 6월 1일 지방선거에 적용되는 기초의원 선거구 조례안에 대한 의결이 진행된 가운데 의원들이 기립 표결을 하고 있다. 재석의원 27명 중 찬성 21명, 반대 4명, 기권 2명으로 4인 선거구 6곳을 2인 선거구로 쪼개는 수정안이 통과됐다. 매일신문DB
대구시의회에서 6월 1일 지방선거에 적용되는 기초의원 선거구 조례안에 대한 의결이 진행된 가운데 의원들이 기립 표결을 하고 있다. 재석의원 27명 중 찬성 21명, 반대 4명, 기권 2명으로 4인 선거구 6곳을 2인 선거구로 쪼개는 수정안이 통과됐다. 매일신문DB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에서 다시 '견제와 균형'이 실종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거의 대부분의 지역구 시·도의원 의석을 점유하면서다.

일단 대구시의회에서는 국민의힘이 일찌감치 20명의 무투표 당선자를 배출하며 과반 이상을 확정지었다. 대구시의원 정수는 모두 32석이다. 선거를 치른 나머지 9석도 국민의힘이 석권하면서 지역구 전석을 점유했다. 또 비례대표 3석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2석과 1석씩 가져가면서 원 구성이 '31대 1'로 확정됐다.

국민의힘은 경북도의회에서도 모두 61석 중 17석을 이미 무투표 당선 지역으로 확정했다. 또 나머지 지역구에서도 무소속 후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승기를 굳혔다. 비례대표도 6석 중 4석을 쓸어갈 것이 유력하다.

야당 역할을 해야 할 더불어민주당의 부진이 뼈아프다. 지난 2018년 지역구 광역의원을 대거 배출하며 희망을 봤던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크게 부진하며 과거와 같이 비례대표 의석만 간신히 챙겨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구에서는 시의원 1석, 경북은 1~2석 정도를 점유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4년 전 처음으로 '양당 체제'를 구성하며 나름대로의 견제 구도가 성립됐던 대구시의회·경북도의회가 다시 일당 독점 체제로 회귀할 전망이다. 집행부인 대구시와 경북도 역시 국민의힘 소속인 홍준표·이철우 당선인이 당선된 상황에서 시·도의회마저 국민의힘 일색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비(非) 국민의힘 지방의원을 대표해야 할 민주당의 '비례 1번' 당선자들의 어깨가 무겁다는 평이다. 민주당은 대구에서 시의원 비례 1번으로 육정미 전 수성구의원을, 경북에서는 김경숙 민주평통 문경협의회 여성위원장을 각각 공천했다.

대구 민주당 한 관계자는 "사실상 비례대표 1명씩만 들여보낼 수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견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면서도 "이들이 일당 백 역할을 하면서 다음 지방선거에서 재도약을 노릴 수 있도록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