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 접착제'로 봉합실 없는 신경수술기술 나왔다

입력 2022-05-26 11:30:22 수정 2022-05-26 18:33:41

포스텍 등 공동연구팀, 의료용 하이드로젤 접착제 개발
봉합수술 시간적 부담 줄이고 수술과정서 2차 손상 예방

포스텍 차형준 교수
포스텍 차형준 교수
포스텍 정호균 박사
포스텍 정호균 박사
이화여대 주계일 교수
이화여대 주계일 교수
카톨릭의대 전영준 교수
카톨릭의대 전영준 교수
카톨릭의대 이종원 교수
카톨릭의대 이종원 교수
카톨릭의대 이종인 교수
카톨릭의대 이종인 교수

수술용 봉합실 없이도 절단된 신경을 붙일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시간적 부담과 수술과정에서 2차

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관심이 크다.

포스텍(포항공대)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정호균 박사 연구팀은 이화여대 화공신소재공학과 주계일 교수,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전영준·이종원 교수·재활의학과 이종인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홍합접착단백질 기반의 의료용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개발했다.

자연에서 얻은 소재로 신경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신경은 재생이 어려운 조직 중 하나로, 사고로 절단되면 봉합실을 이용한 정교한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의료진의 숙련도가 높아야 하는데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봉합실이 관통할 때 가해지는 2차 손상이 신경 재생을 방해할 수 있어 쉽지 않은 수술로 인식되고 있다.

공동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홍합접착단백질을 광가교 하이드로젤 접착제 형태로 만들었다. 빛을 쬐지 않았을 때 액상으로 존재하는 접착제는 가시광선을 쬐면 하이드로젤 상태로 순식간에 변하며 접착력이 생긴다.

이 접착제를 적용한 무봉합 수술은 신경의 2차 손상을 막고, 홍합접착단백질에 포함된 기능성 펩타이드를 통해 상처의 추가적인 면역 염증반응을 줄여 수술위험도 역시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신경재생도 효과적으로 촉진시킬 수 있다.

실제로 단순히 절단된 신경 수술에서 기존 봉합사와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우수한 신경 조직 재상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신경 재생이 매우 어려운 1.2cm 결손의 경우에는 신경의 운동과 감각 기능 회복에 대한 예후가 봉합사를 이용한 수술보다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텍 차형준 교수는 "홍합접착단백질 기반의 의료접착제는 수술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환자의 예후 또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물"이라며 "신경뿐만 아니라 다른 환부의 수술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더 향상된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