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사 존경 풍토 없이는 교권 회복 요원하다

경북혁신교육연구소 공감과 전교조 경북지부가 최근 경북 지역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원 인권 의식 실태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교사 인권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누가 교사의 인권을 침해하는가'라는 질문에는 80%가 학부모와 학생을 꼽았다고 한다. 전교조 경북지부 측은 학부모들이 별다른 상황이 아님에도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했다. 학교에 아이를 맡겨 놓고 교사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교권 바로 세우기가 교육감 선거 단골 공약일까. 그만큼 엉망이라는 얘기다. 뼈아픈 현실이다. 학부모, 학생 공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학생들의 수업 진행 방해와 폭언 사례는 심심찮게 들린다. 인성 교육은 엄두도 못 낸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 일차적으로는 학부모가 문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는 대로 보고 배운다. 학부모가 교사를 우습게 보니 학생들이 그래도 되는 줄 안다. 교사를 무시하는 학생이 동량으로 자랄 가능성은 희박하다.

교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논란거리로 만들면 교권이 바로 설 수 없다. 교사는 수업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되면 학생의 휴대전화를 수거해야 하며, 수업 시간에 대놓고 자는 학생은 깨워야 하며, 흡연 행위도 단속해야 한다. 헌법이 보장하는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학생을 바른 길로 이끌겠다는 교사의 직업적 양심에 우선할 수 없다.

교사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도 필요하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의 설문조사에서 교사가 외부에 피해 사례를 알린 경우는 43.5%에 그쳤다. 제자의 잘못은 스승의 부덕에서 온 것이라는 자책의 뿌리가 깊다. 그러나 교권 회복의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교육 당국도 실효성 있는 방안으로 지원해야 한다. 폭력과 폭언을 일삼는 악질 학부모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간다는 자부심을 교사들이 잃지 않도록 최선의 방식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