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피해자, 주체적 행동 못해 숨져" 발언한 가톨릭대 총장, "의도 잘못 전달"

입력 2022-05-11 09:36:25 수정 2022-05-11 09:42:06

원종철 "학생들에 어떤 책임 있다는 뜻 아냐…자기 행동에 책임지자는 취지"

원종철 가톨릭대 총장
원종철 가톨릭대 총장

세월호에 탄 학생 등 희생자들이 어른들 말만 들었다가 숨졌다고 망언한 원종철 가톨릭대 총장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의도가 잘못 전달됐다"며 사과했다.

원 총장은 10일 대학교 누리집에서 지난달 28일 진행한 '인간학 특강'에서 내놓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글을 올렸다.

그는 "특강은 '나를 찾는다는 것'이 주제였다. 대학생으로 이제부터 스스로 생각해 판단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희생자들에 망언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의도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모두의 아픔인 세월호 안에서 어른들의 말씀만 듣고 움직이지 않았던 학생들의 희생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월호에 있던 학생들에게 어떤 책임이 있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었다"면서 "저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세월호의 무고한 희생자들에게 너무나 큰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가톨릭대 총장 세월호 망언. 에브리타임 가톨릭대 페이지
가톨릭대 총장 세월호 망언. 에브리타임 가톨릭대 페이지

앞서 지난달 28일 인터넷 대학생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의 가톨릭대 전용 게시판에 '인간학 기억하고 싶은 3가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가톨릭대 학생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원 총장이 특강에서 '1학년부터 취준(취업 준비)이나 해라', '부모님은 나보다 먼저 죽는다', '세월호 피해자들은 주체적으로 행동하지 못해 죽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밝히며 비판했다.

원 총장은 앞서 같은 날 부천 가톨릭대 성심교정에서 '인간학 특강'을 진행했다. 글쓴이는 이 특강을 듣고 글을 쓴 것으로 추정됐다.

이 특강을 들은 다른 학생 A씨는 "원 총장은 어머니와 자신의 선택 간 충돌을 이야기하면서 이제 성인이니 자신이 선택해서 삶을 꾸려가야 한다고 강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 총장은 예시로 세월호 사건을 들면서 무조건 어른 말이라고 들었다가 학생들이 죽은 거라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학생들의 죽음이 자신들의 잘못된 판단 탓이라고 들렸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특강에 관한 논란이 일자 사이버캠퍼스 누리집에 올렸던 특강 영상 중 논란 내용이 나온 부분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학교 측은 특강 세부 내용은 참석한 학생들만 알고 있다며, 학교 측은 내용을 알 수 없다고 논란에 선을 그었다.

학교 홍보팀 관계자는 "해당 사과글은 내용대로 원 총장이 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이다. 이 외에 추가 입장이나 밝힐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