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대한 청년들의 치열한 고민, 예술로 풀어내다

입력 2022-06-08 10:48:49 수정 2022-06-08 17:47:52

수창청춘맨숀 ‘컨택트 유스'(Contact Youth)
5월 20일부터 8월 31일까지 3개월간 전시

임은경, 작고 성가시고 끈질기게, 캔버스에 아크릴, 50x60.0cm, 2022.
임은경, 작고 성가시고 끈질기게, 캔버스에 아크릴, 50x60.0cm, 2022.

수창청춘맨숀이 올해 두번째 기획전시 '컨택트 유스'(Contact Youth)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청년들이 가진 예술 언어로 청년들이 처한 현실을 드러내고, 도전적 미의식과 새로운 세대의식에 대한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예술가들이 느끼는 문제 의식과, 그러한 문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견뎌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강원제, 강재영, 김도현, 김리나, 김민제, 노지원, 문지영, 윤산, 이재균, 이정성, 이준영, 임은경, 전도예, 정선희, 정은아 등 총 15명의 청년예술가가 참여한다.

전도예 작가의 작품은 한정된 공간에서 거대한 현수막 천을 조금씩 펼쳐 작업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사회에서 차지하는 청년들의 물리적인 공간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이를 극복해가는 작가의 의지를 표현한다.

노지원 작가는 외국에서 성장하며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껴온 이른바 '제3문화 아이'다. 그는 자신이 겪은 경험과 인간관계에서 느낀 환멸, 분노를 '현명하게 사는 방법'이라는 유튜브 형식의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이준영, 먼짓밥, 시멘트 몰탈, 신문지, 가변크기, 2021.
이준영, 먼짓밥, 시멘트 몰탈, 신문지, 가변크기, 2021.

이준영 작가의 '먼짓밥'은 그가 작업을 위해 먼짓밥을 먹으며 돈을 벌었던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낸 작품이다. 신문지 위, 둥그런 밥그릇 모양 주변으로 쌓인 먼지들이 청춘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또한 이정성 작가는 단군신화의 홍익인간 이념을 비틀어 바라본다. 붉은 사람들로 조각된 소프트스펀지는 가볍고 물들기 쉽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김민제 작가는 동시대 미술과 맞지 않는 교육시스템, 특히 아카데미즘이 가진 수직적인 교육방식과 제도 등을 거부하고, 자신이 겪은 미술계의 악습과 부조리함을 작품을 통해 비판하며 드러낸다. 문지영 작가는 단절된 개인과 획일화된 사회의 관계를 랩이 감긴 박스를 통해 표현하고, 이를 뚫고 나온 나뭇가지를 통해 희망을 갈구한다.

이재균 작가의 작품은 일반적인 도시 외곽의 버려진 풍경 사진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품 속에 매번 등장하는 붉은 연막탄을 통해 장소와 이야기, 즉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시간을 초월한 듯 연결해 보여준다.

정은아 작가의 입체작품은 역동적이면서도 기이한 형상을 띄고 있다. 신체기관인 몸이 제거되고 시스템이 원하는 기하학적 모습만 남아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우리들의 모습을 작품에 빗대 보여준다.

수창청춘맨숀 관계자는 "이번 기획전시를 통해 앞으로 미래 청년의 가치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고민해보려는 계획을 적극 추진하려 한다. 다양한 예술 장르와 세대에 걸친 라운드테이블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관람료는 무료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053-252-2568.

정은아, Body Series, 50x120x50cm, FRP, 2021.
정은아, Body Series, 50x120x50cm, FRP,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