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식 경운대 산학협력단장
올해 대학가의 최대 화제는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3.0사업) 선정이었다. 기술혁신선도형 대학은 6년간 330억 원, 수요맞춤성장형 대학은 6년간 240억 원, 협력기반구축형 대학은 6년간 120억 원을 받는 사업이다. 대구경북에서는 ▷기술혁신선도형에 경북대 ▷수요맞춤성장형에는 경운대, 경일대, 계명대, 금오공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안동대, 영남대, 한동대 ▷협력기반구축형에는 위덕대가 선정됐다.
눈여겨볼 부분은 수요맞춤성장형 대학 분야이다. 수요맞춤성장형은 권역별로 나눠 권역별 10개 대학을 선정하는데, 대구경북은 강원도와 함께 권역이 분류돼 이 속에서 경쟁을 펼친다. 대경강원권에서는 이번에 16개 대학이 수요맞춤성장형에 지원했다. 1.6의 경쟁률이었던 것. 결과는 대구경북권 9개 대학이 무더기로 선정됐다.
최종 선정 전에 1차 선정 과정이 있었다. 5개 권역별로 10개씩 선정하기로 하고, 1차에 8개를 선정한다. 여기에서 대경강원권에서는 경운대, 경일대, 계명대, 금오공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안동대, 한림대 등 8곳이 선정됐다. 8개 대학 중 한림대를 제외한 7개 대학이 대구경북 대학이었다.
이는 대구경북 지역의 대학들이 얼마나 경쟁력을 가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실제로 지역 대학들은 산학협력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여주었다. 기존 LINC+ 수행 대학인 경운대, 경일대, 계명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안동대, 영남대 등 7개 대학은 각 대학의 특화 분야에서 '키맨' 역할을 해냈다. 마침 각 대학의 특화 분야는 거의 겹치는 부분이 없었다.
▷경운대는 항공 및 지능형 드론 ▷경일대는 미래형 자동차부품 및 융복합 콘텐츠 ▷계명대는 의료기기 및 스마트 제조 ▷대구한의대는 코스메디컬 바이오 ▷안동대는 농생명바이오·백신 및 지역 소멸 대응 ▷영남대는 미래형 자동차 및 미래에너지 ▷대구대는 다문화 자산 활용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이 각각의 특화 분야였다.
이들 대학은 때로는 독자적으로, 때로는 공동으로 산업 현장과 지역사회에 스며들어 기술지도, 기술개발, 재직자 교육, 지역사회 공헌 등의 활동을 해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맞물려 대학과 기업과의 지속적인 협업이 필요한 부분에서 선도적인 협력 활동을 폈다. 대학 내에서도 LINC사업단들은 기업 전문가와 공동으로 학생들의 교육을 진행하는 산학협력교육, 창업교육, 취업연계 현장실습, 4차산업 관련 특화 교육 등을 진행하며 정규 교과과정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교육을 맡아 학생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LINC 3.0사업 선정 결과는 지역 대학들이 이러한 활동을 얼마나 뛰어나게 수행했는가를 증명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상 사회가 대학의 자원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을 보여준 LINC사업은 하마터면 이번에 사라질 뻔했다. RIS사업 등 국가적 인재 양성이라는 대형 사업에 예산이 몰려 사업 자체를 계획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정책 입안자가 보기에는 파급력이 약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보는 LINC사업은 대학이 가장 대학답게 사업을 펼 수 있고, 실효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대구경북의 정책 입안자들도 LINC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대학과의 산학연관 사업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대학들은 이 부분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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