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3년 만에 돌아올 2022 컬러풀페스티벌

입력 2022-06-08 13:48:20 수정 2022-06-08 14:53:43

황운기 대구 컬러풀페스티벌 총감독

황운기 대구 컬러풀페스티벌 총감독
황운기 대구 컬러풀페스티벌 총감독

축제는 도시의 생일, 휴가와도 같다. 1년에 한 번 있는 생일이나 휴가를 즐기지 못하면 서운함이 큰데, 2년이나 참고 살아야 했다. 축제는 일시적으로 비일상적인 공간에서 비일상적인 행위를 통해 시민과 참가자들이 정서적인 보상을 받는 시간이다.

매년 5월 국채보상로에서 시민들에게 자유, 해방의 기회를 줬던 대구컬러풀페스티벌이 코로나19로 2년 동안 열리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7월에는 국채보상로 8차로를 더 뜨겁고 열정적인 프로그램으로 가득 채울 계획을 준비 중이다.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리는 컬러풀페스티벌의 슬로건은 '컬러풀 이즈백, 다시 축제로!'다. 대구시 대표 축제의 귀환과 도로에서 펼쳐지는 축제의 의미를 담았다. 7월 9~10일 이틀간 펼쳐질 2022 대구컬러풀페스티벌에서는 어떤 비일상적인 일들이 일어날까.

첫째,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국제적인 컬러풀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2019년부터 구간 퍼포먼스형 퍼레이드(비선형적 퍼레이드)로 바뀐 컬러풀 퍼레이드는 동성로 입구를 시작으로 달구벌대종까지 3개 구간에 걸쳐 진행된다. 약 100개의 퍼레이드 팀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해외에서도 벌써 20여 팀이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퍼레이드에는 댄스, 무술, 뮤지컬 갈라쇼, 코스프레, 가장행렬 등 어떤 것도 가능하다. 특히 올해는 소규모나 개인 퍼레이드도 신청받을 계획이다.

둘째, 뜨거운 국채보상로를 시원하게 식혀 줄 워터 퍼포먼스다. 축제가 7월로 변경되면서 더위와 장마가 복병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워터퍼포먼스와 워터퍼레이드다. 태국의 쏭크란을 연상시킬 물총과 물대포를 장착한 퍼레이드 차량이 시민들의 즐거움을 두 배로 늘려줄 것이다.

셋째는 누구나 도로를 활보하면서 즐길 수 있는 거리예술이다.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저글링과 대형 마술, 버블쇼 등 거리예술을 도로 위에서 관람할 수 있다. 넷째, 대구를 들썩이게 만들 컬러풀 스트리트 콘서트다. 2019년 컬러풀 콘서트에서 가수 싸이의 등장으로 수만 명이 뜨거운 무대를 즐겼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올해도 마지막 무대에서 모두가 흥겹게 외칠 만한 콘텐츠가 펼쳐진다. 라인업은 아직 비공개다.

2022 대구컬러풀페스티벌은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즐기는 축제인 만큼, 준비 과정에서부터 시민들이 참여하게 된다.

'축제학교'는 국내 유명 축제 기획자, 감독들에게 축제의 기본적인 지식을 배우고 실습을 진행하는 과정이다. 또한 매년 수백 명이 참여하는 자원활동가 '컬러지기'도 모집한다. 사전에 시민 참가자 300~500명을 모집하는 개막 퍼레이드는 '씻김 퍼레이드'를 주제로 한다. 코로나19와 더불어 악습, 불평, 전쟁 등을 씻어 버린다는 내용이다.

올해 처음으로 시도되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은 '퍼레이드 시민 평가단'이다. 30명의 시민 평가단이 전문 심사위원들과 함께 퍼레이드의 백미 '결승 퍼레이드 TOP 10' 최종 선정에 참여하게 된다.

이처럼 시민이 참여하고 예술가가 활보하는 2022 대구컬러풀페스티벌을 준비하는 자체가 즐거운 요즘이다. 축제를 기획하고 연출하는 감독 입장에서 대구의 중심 도로인 국채보상로를 다시 막고, 시민들과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활보하는 것만으로 가슴 벅찰 것 같다. 2년 동안 힘들었던 과정들을 잘 참아주고 방역에 동참해 준 대구 시민들을 위해, 무더위에도 빗속에서도 준비하는 이들 모두가 즐겁게 춤추고 노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