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장관 후보자, 국비 유학 후 꼼수 이직해 고소득 올려"

입력 2022-04-24 19:54:39 수정 2022-04-24 20:07:46

김성환 민주당 의원 "상공부 재직 때 국비 유학 후 퇴직…공무원 근무는 3년3개월 불과"
이 후보자 측 "국비 지원받는 의무복무기간은 2년, 나머지 1년4개월 자비로 유학" 반박

이창양 산업통상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열린 윤석열 정부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양 산업통상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열린 윤석열 정부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상공부(현 산업부)에 근무할 당시 국비 유학 제도를 악용해 학위를 따자마자 퇴직, 대기업·사모펀드 자문으로 이직해 고소득을 올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보도자료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를 가리켜 "공무원 시절 국비 유학으로 학위를 취득한 뒤 5개월 만에 퇴직하며 제도를 의도적으로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비유학으로 스펙을 올린 후 '꼼수 이직' 하며 사익 추구를 한 이 후보자의 도덕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1993년 상공부 사무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국외훈련 유학을 시작해 2차례 유학 휴직했다.

유학 휴직은 총 3년 4개월에 걸쳐 이뤄졌다. 이를 통해 미국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하고서 석박사 학위를 땄다. 이 후보자는 이후 5개월 만에 상공부를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국비 유학을 한 기간을 고려할 때 그가 상공부에 실제 근무한 기간은 3년 3개월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국외 훈련과 유학 휴직으로 키운 능력을 공직을 통해 국가와 국민에 봉사했다고 보기에는 턱없이 짧은 기간"이라며 "공무원 국외교육제도와 유학 휴직 제도를 의도적으로 악용하고 인재를 육성하고자 기회를 부여한 정부의 신뢰를 깨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1999년 박사학위 취득 후 첫 과장직을 산업정책과장으로 보임되는 특별한 배려를 받았음에도 5개월 만에 퇴직해 당시 공직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며 "이기적 선택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해 "공무원 국외교육 후 의무복무 기간 규정이 대폭 완화됐던 규정을 악용한 '체리피킹'(Cherry Picking·혜택만 골라 취하는 행위)을 했다"면서 "이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하는 것은 공직 사회에 '산업부 에이스 복귀'가 아니라 '체리피커 귀환'으로 받아들여져 기강과 공무원 사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국민 세금으로 학위를 취득한 즉시 이직해 교수 연봉에 대기업·사모펀드 자문위원 급여까지 연 3억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유학 기간 중 국비 지원을 받는 의무 복무 기간은 2년이었다"면서 "나머지 1년4개월은 자비로 유학했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 측은 또한 "2000년 카이스트 교수로 이직한 후 연 소득은 3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국립 카이스트에서 22년간 기술 혁신 연구와 후학 양성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은 이 후보자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공동체 이익에 반해 자신만의 이기적 이익을 추구한 구성원에 대해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쓴 것을 들어 "내로남불 행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