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정호영 아들 지도교수 "번역·편집 등 논문 제3~4저자 역할 충분했다"

입력 2022-04-17 16:57:06 수정 2022-04-17 20:23:13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대 본관 전경
경북대 본관 전경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아들의 지도교수였던 박종태 경북대 명예교수가 17일 정 후보자 아들의 논문 공동저자 참여 등을 놓고 불거진 논란에 관해 "(정 후보자 아들의) 의대 편입에 대해서는 잘 모르며, 다만 해당 논문과 관련해서는 단 하나의 하자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아들이 경북대 전자공학과 소속 학부생 신분으로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등재 논문 2편에 공동저자로 참여했고, 2015년 2학기에는 19학점을 수강하면서 학생 연구원으로 주 40시간을 근무했다는 점을 두고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아들이 이 경력을 활용해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다는 점을 두고 '특혜'가 있지 않았겠느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이날 매일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 후보자와 친분도 없고, 아들의 의대 편입 등 다른 의혹과 관련한 것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하지만 최소한 그 논문에 한해서는 해당 학생(정 후보자 아들)이 3~4 저자로서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그 학생은 학부생들의 대학원 지원을 늘리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에 따라 '학부 연수생' 신분으로 연구실에 있었다"며 "서베이 페이퍼 편집이나 해외 논문을 검색하고 번역하는 작업 등을 통해 논문에 공저자로 올라갈 수 있을 만큼 상당히 도움을 줬다는 게 내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학생(정 후보자 아들)이 실질적으로 논문의 상당한 부분을 적었기 때문에 이름을 완전히 빼버린다면 오히려 진짜 심각한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와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이 15일 경북대병원을 찾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특혜 의혹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며 홍원화 경북대 총장과 경북대병원장 등과 면담을 가졌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국회 보건복지위와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이 15일 경북대병원을 찾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특혜 의혹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며 홍원화 경북대 총장과 경북대병원장 등과 면담을 가졌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다만 박 교수는 정 후보자의 아들이 경북대 의대 편입 과정에서 '논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많은 일을 한 건 사실이지만, 그 학생이 낸 아이디어는 없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학생들이 그렇게 주장하는 경우가 있지만, 전체 논문의 중요성을 봤을 때는 3~4저자로 기대되는 이상의 역할을 했을 뿐 아이디어를 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이 이 경력을 토대로 의대에 편입한 점을 두고 지적되는 '특혜' 의혹에 관해서는 "정 후보자와 친분도 없고, 학생이 연구실에 들어와서 논문에 참여할 당시까지는 정 후보자의 아들이라는 사실도 몰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19학점을 들으면서 매주 40시간의 연구활동을 했다는 점을 두고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선 "대학원 연구실에 24시간 불이 켜져 있다는 점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박 교수는 "지방대 대학원생 충원률이 점점 떨어지면서 당시 그 학생과 함께 일했던 석·박사생들은 하루 14시간씩 연구하는 일이 많았고, 주말에도 연구실에 나왔다"며 "그 스케줄대로만 따라가도 19학점에 40시간 이야기는 아무 의미도 없다. 일반 회사원의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박 교수는 인터뷰 내내 "정치적 의혹을 해명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명예와 학자로서의 양심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의대 편입 등 다른 의혹은 잘 모르겠다"면서도 "다만 논문에 관해서는 학생이 공저자 목록에 들어갈 역할을 한 것이 맞다. 함께 연구했던 이들에게 물어보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