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현금 53조 트위터 인수 제안"…실현 가능할까?

입력 2022-04-15 17:45:41

"트위터 인수 못하면 주주 지위 재고"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의 CEO가 14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의 CEO가 14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2022 콘퍼런스'에서 크리스 앤더슨 TED 대표와 대담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표현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인 트위터(Twitter)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상대로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거래가 성사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위터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머스크가 전날 사측에 트위터의 나머지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현재 트위터 지분 9.2%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그는 트위터 지분 100%를 1주당 54.20달러(약 6만6천530원)에 현금으로 인수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는 총 430억달러(약 52조7천825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보낸 제안서에서 "트위터가 전 세계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이 될 잠재력을 믿고 투자했다"며 "투자를 한 이후 회사가 현재 상태로는 사회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위터는 개인 기업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자신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트위터의 포문을 열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머스크는 "내 제안은 최선이자 최종적인 것으로,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주주로서의 지위를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머스크는 그간 트위터의 일부 표현 제한 정책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또 트위터의 최대주주가 되고 나서부터 트위터의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를 개편하거나 암호화폐 도지코인을 결제 옵션에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트위터 본사를 노숙자 쉼터로 전환할지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는 머스크가 제시한 조건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투자정보기업 바이탈놀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는 지난해 트위터가 주당 70달러(약 8만5천995원)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머스크가 제시한 54.20달러가 너무 낮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머스크는 2천500억달러(약 307조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거의 모든 재산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그가 소유한 회사 주식"이라며 "인수 희망자는 현금을 준비하거나 적어도 인수를 지원할 은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의 다니엘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드라마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며 "트위터 이사회는 결국 머스크의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회사 매각 절차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위터는 머스크의 인수 제안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