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아 경영목표 밝혀…"낙동강 수계 환경영향 제로화 5년간 7천억원 투자"
"낙동강 수계 주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세계 일등 친환경 제련소를 만들겠습니다."
지난 10일 취임 100일을 맞은 배상윤 ㈜영풍 석포제련소장(대표이사 부사장)은 "환경과 기업 경쟁력 두 마리 토끼를 반드시 다 잡겠다"는 핵심 경영 목표를 밝혔다.
석포제련소는 1970년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문을 연 종합비철금속 제련기업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1973년)보다 먼저 세워진 우리나라 비철금속 산업 역사의 시발점이자 제조업 발전의 초석이 된 공장이다.
주력 제품인 아연 생산량은 세계 4위 규모다. 고순도(99.995%) 아연괴를 연간 40만t 생산한다. 지역민 1천300여 명을 상시 고용한 대규모 사업장이기도 하다. 경북 북부권은 물론이고 인근 강원 태백권까지 지역 경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제련 업종의 특성과 낙동강 상류라는 입지적 조건으로 인해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경북도가 물환경보전법 위반을 이유로 내린 조업정지 처분의 일부가 적법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공장 설립 51년 만에 처음으로 열흘 간 조업을 멈추기도 했다.
배 소장은 비철금속 업계에서는 드문 비(非)엔지니어 출신 제련소장이다. 그간 관리본부장을 역임하며 공장을 세심하게 챙기면서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상생협력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을 받아왔다. 배 소장의 취임은 환경 이슈 해결을 비롯한 변화와 혁신에 대한 회사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배 소장에게 경영 목표와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다음은 일문일답)

-석포제련소가 낙동강 상류에 있어 환경오염에 대한 지역민의 우려가 크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이제 우리는 선진국이다. 환경관리가 생산에 부수적인 업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환경과 안전이 기본이고 그 위에 기업 활동이 있다고 생각한다. 철저한 현장 환경관리는 곧 비용의 절감이고,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석포제련소가 주변에 미치는 환경영향에 대한 주민들과 사회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이 정한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하면서 운영하고 있다는 관계 당국의 확인은 물론이고 환경전문가들과 단체들도 인정할 수준이 되어야 한다.
-환경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수계 환경영향 제로(Zero)화'를 목표로 한다. 단순한 법적인 기준 준수 수준이 아니라, 조업에 따른 낙동강과 주변지역 환경 영향을 완벽하게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5년 동안 7천억 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수립해 환경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생산 공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법적 기준치 이하로 정수 처리해 왔지만, 이마저도 배출하지 않기 위해 지난해 5월 세계 제련소 최초로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했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전량 재이용하고 있으며, 올해 설비를 추가 증설하고 있다.
또한 과거 공장 활동으로 인한 오염 지하수가 발생할 경우 낙동강 수계로 흘러드는 것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기존의 지하 차단 설비 외에 추가로 약 430억 원 규모의 지하수 차집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올해 공사를 마무리하면 낙동강 상류에 제련소가 없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꾸준한 환경 투자와 철저한 환경관리를 통해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친환경 제련소로서의 지속가능성을 증명하겠다.

-지난해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받아 열흘간 공장을 멈췄다. 그 여파가 매우 컸던 것으로 아는데, 현재 상황은?
▶석포제련소의 설비는 금속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인 동시에 그 과정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환경설비라는 이중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제련소는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수많은 설비를 연결한 긴 배관과 탱크 속에 각종 공정 물질이 24시간 흐른다. 마치 우리 몸에 혈액이 쉬지 않고 흐르듯 제련소도 24시간, 365일 쉼 없이 가동해야 문제가 없다. 그 가동을 멈추면 설비의 부식 등 훼손은 물론이고 심각한 환경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시설 가동을 동시에 완전히 멈춘 것은 세계 제련소 가운데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환경적으로 대단히 위험한 일이었다. 10일간 가동 중단은 석포제련소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치였다. 조업정지 준비, 이행, 가동 재개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조업 재개 이후 5개월이 지난 최근에서야 조업이 정상화됐다. 회사의 손실도 크다. 지난해 개별 회계 기준으로 728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아직 경북도의 '조업정지 60일' 처분과 관련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만약 처분이 최종 확정된다면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는데, 대책은 있나.
▶60일간 공장 가동을 멈추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번 10일 조업정지 경험에서 확실하게 증명됐다. 석포제련소는 생산 설비 자체가 오염방지 환경설비다. 특히 공장 가동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기타 폐수는 무조건 처리해야 하는데 조업정지를 하면 폐수처리를 할 수 없다. 무방류 설비도 공장 가동에서 발생하는 스팀이 있어야 가동할 수 있다. 낙동강 상류라는 제련소의 입지를 고려할 때 장기간의 조업정지는 환경적으로 굉장히 위험하다. 경북도의 조업정지 60일 처분에 대해서는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하고 설득해서 재판부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석포제련소는 '환경오염시설의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통합환경법)'에 따라 올해 말까지 공장 내 모든 시설의 인허가를 재취득해야 한다. 준비 상황은?
▶통합환경법에 따른 재인가를 받기 위해선 법이 정한 기준에 무조건 부합해 한다. 지난 3년 전부터 관계기관과 충분히 협의 검토하고 있고 그에 따라 관련 시설을 개선하고 있다. 우리 판단으로는 재인가에 문제가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혹 사전 심사 과정에서 일부 지적사항을 받을 경우 신속하고 철저하게 보완해 재인가를 받는 데 전혀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
-석포제련소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대응 방안은.
▶우리는 안전한 사업장 그 자체가 기업 경쟁력인 시대에 살고 있다. 작업자의 안전은 그 어떤 기업 활동보다 우선시 돼야 한다. 법이 처벌 위주로 지나친 측면은 있으나 안전에 대한 사업주와 경영진의 책임을 강조한 그 취지에 대해서는 절대 공감한다. 법 시행 이전부터 석포제련소는 안전한 무재해 사업장 실현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 '중대재해 제로(Zero)화'를 목표로 집중 실천사항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작업 현장을 순찰, 점검하고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안전 패트롤 활동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사업장내 협력업체의 안전에 대해서도 원청과 같은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우문현답'. 즉,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에 소장인 제가 직접 현장 순회 점검을 수시로 매일 하다시피 하고 있다. 안전관리 요원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이 작업 현장의 시설과 조업 과정의 유해 위험 요소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노력을 함께 기울이고 있다. 모든 작업자가 철저하게 조심하며 일하는 안전한 제련소, 끊임없는 혁신으로 세계 일류의 경쟁력을 갖춘 제련소를 만들겠다.
-미래 먹거리 분야로 '2차 전지 리사이클링(재활용)'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앞으로의 계획은.
▶ 최근 전기차 보급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사용 후 배터리 처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차 전지 리사이클링은 중금속 문제가 없는 환경적으로 매우 안전하면서도 석포제련소가 축적한 기술력이 경쟁력을 가지는 사업이다. 석포제련소가 보유한 건식 용융기술이 핵심이다. 이달 중 수도권에 R&D센터인 영풍 Green메탈캠퍼스를 설립하고, 올 연말까지 연 2,000t(전기차 8,000대분) 규모의 파일럿 공장을 석포제련소에 구축한다. 이후 2024년 하반기까지 전기차 5만~10만대 수준의 사용 후 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양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향후 수익성은 물론이고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꼭 필요한 사업이다. 부가가치도 높아서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제련소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의 상생이 중요하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 21세기 선진국인 한국에서 기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영리사업체가 아니다. 석포제련소는 기초금속소재 산업의 주역으로서 산업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근로자들과 지역 주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이라는 기업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에 더해서 이제 기업도 우리 사회 공동체 구성의 일원이라는 인식으로 그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최근 인근 울진에 산불 피해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에서 피해주민들 목소리를 듣고 방한복과 성금을 직접 전달했다. 코로나 성금, 불우이웃돕기 성금 등 일상적인 사회적 기부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여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며, 기업 외적으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여러 책임을 다하는 것이 석포제련소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지역 사회와 상생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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