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에 비난 수위 올리는 中 "아시아 국민 피해엔 관심도 없던 주제에…"

입력 2022-03-17 18:40:16 수정 2022-03-17 18:56:3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미국과 서방 언론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실상 러시아를 옹호한다는 서방의 비판에 방어 위주였던 중국의 대응이 갈수록 공세적으로 발전하는 모양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이 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달성했느냐, 유럽에서 전쟁을 막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했느냐, 미국은 위기의 평화적 해결에 힘쓴다고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하고 군사적 위협을 강화한 것 외에 무슨 평화에 도움되는 일을 했느냐"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서방 매체의 질의에 "애초에 당신들이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국민의 인명 피해에 동일한 관심을 기울였는지 묻고 싶다"며 "그들 민간인은 당신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느냐"라고도 했다.

이어 1999년 5월 7일 미국이 이끄는 나토군이 유고슬라비아 주재 중국대사관을 폭격해 중국인 3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친 사건을 상기시키려는 듯 "유고슬라비아 민간인 사망에 대해 당신들은 신경을 전혀 쓰지 않은 것 아니냐"라며 "그렇다면 당신들은 아마도 중국 측을 비난할 자격이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신들은 미국과 나토에 더 이상 탄약을 운반하지 말고, 불에 기름을 붓지 말 것을 건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중국은 러시아와 한 통 속이라는 서방의 비판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입장을 모두 거론하며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는 식의 방어적 대응 기조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러시아를 도울 경우 중국도 제재할 수 있다는 취지의 경고를 하는 등 대 중국 견제의 수위를 높이자 중국의 미국 등 서방에 대한 대응도 점점 공격적으로 바뀌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