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012년 9월 이후 9년 6개월 만에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2천 원을 넘어섰다. 월급 빼고 안 오르는 게 없는 시대에 유가마저 뜀박질하니 서민들이 느끼는 고통이 너무나 크다. 국제 유가 상승 때문이라고 정유업계는 설명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고유가를 핑계 삼아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불신감이 팽배하다.
논란에 대해 정유업계와 주유소들은 가격 민감성과 유통 구조 때문에 생기는 가격 인상일 뿐 폭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먼저 들여온 재고를 다 소진한 뒤 국제 유가 등락분을 반영하는 데 따른 시차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유업계와 주유소들이 가격을 올릴 때는 전광석화처럼, 내릴 때는 머뭇거리는 방법으로 초과 이익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 불신을 뒷받침할 데이터들은 여럿이다.
최근 에너지석유감시단(감시단)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유류세를 20% 인하했을 당시 인하 첫날 가격을 내리지 않은 주유소가 전체의 66%에 이른다고 했다. 감시단은 유류세 인하 한 달이 지난 지난해 12월까지도 유류세 인하 분을 모두 반영한 주유소가 41%에 그쳤다는 자료도 함께 내놨다. 지난 2월 국제 휘발유 가격이 ℓ당 68.6원 오를 때 국내 주유소는 평균 72.17원 올렸다는 데이터도 제시했다. 유가 급등 시기에 정유사들 이익도 크게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의 의심을 허무맹랑하다고 치부할 수는 없다.
치솟는 유가로부터 서민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현행 20%인 유류세 인하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하고 인하 폭을 20%에서 30%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당연한 조치이지만 자칫 정유업계 배만 불려줄 수도 있다. 정권교체기 탓인지 정부가 유가 모니터링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없지 않다. 유가 상승이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유가 상승을 틈탄 폭리가 없도록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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