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선대본부 '숨은 공신' 윤재옥 "역할이 있었던 것으로 영광"

입력 2022-03-10 17:20:51 수정 2022-03-10 22:00:13

상황실장 맡아 유기적으로 관리…당사 숙식하며 24시간 상황 확인

지난해 12월 3일 국회 정무위원장실에서 윤재옥 위원장(대구 달서구을)이 기자에게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자문위원회의 역할과 인선 배경 등을 설명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해 12월 3일 국회 정무위원장실에서 윤재옥 위원장(대구 달서구을)이 기자에게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자문위원회의 역할과 인선 배경 등을 설명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대구 3선, 윤재옥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 겸 상황실장(대구 달서구을)은 20대 대선 관련 궂은 일을 도맡았다. 지난 1월부터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앙당사 사무실에 놓인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고, 밤새 마른 빵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그럼에도 윤석열 후보가 당선인으로 신분이 바뀔 때까지 한 번도 자신이 돋보이려 애쓰지 않았다.

선대본에서는 그가 당 사무처와 캠프 출신이 융화돼 선대본부가 '대선 승리'를 향해 유기적으로 돌아가게 한 '숨은 공신'임을 안다. 하지만 윤재옥 의원은 "역할이 있었던 것만으로 영광"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윤 의원은 거칠어진 피부가 한눈에 띌 정도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같은 모습에도 "잠시도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매일 수십 수백 건의 결정 사항이 발생해 하루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대선에서 승리하고 나니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아 힘이 난다"며 "오늘 밤은 집에서 마음 편하게 쉴 수 있겠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가장 큰 숙제를 해결했다"고 안도감을 비쳤다. 2년 전 총선 때 '정권 교체의 밀알'이 되겠다던 지역구 주민과 약속을 지켰다는 것이다.

3선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을)은 20대 대선을 앞두고 중앙당 선거대책본부에서 부본부장과 상황실장을 맡았다. 윤 의원은 선대본에서 24시간 대기하며 모든 선거 상황을 확인하고, 돌발 상황 발생 시 즉각 조치를 취하는 업무를 맡은 이유로 지난 1월부터 당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선거 실무를 챙겼다. 김병훈 기자
3선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을)은 20대 대선을 앞두고 중앙당 선거대책본부에서 부본부장과 상황실장을 맡았다. 윤 의원은 선대본에서 24시간 대기하며 모든 선거 상황을 확인하고, 돌발 상황 발생 시 즉각 조치를 취하는 업무를 맡은 이유로 지난 1월부터 당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선거 실무를 챙겼다. 김병훈 기자

윤 의원은 지난해 12월 초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대선 승리를 위한 민심의 조기경보기' 역할로 만들어진 후보 전략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올 초에는 선거대책위원회 해체라는 위기 순간에 권영세 선대본부장과 함께 등장해 선대본부 상황을 수습하고 선거 캠페인 전반을 관장했다. 여기에 24시간 선거 상황을 체크하는 역할로 일상을 포기해야 했다.

그런 그가 새로운 정권에서 '공신'으로 어떠한 행보를 할지 궁금했다. 더욱이 윤 의원은 오랫동안 지역 사회에서 대구시장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 같은 물음에 윤 의원은 "선대본 자리를 맡으면서 한 번도 나의 정치적 유불리, 다음 행보를 생각해본 적 없다"면서 "2012년 대선 때 어깨너머로 전국 단위 선거를 어떻게 치르는지 보고 배웠다. 대선이라는 큰 선거에서 그 경험을 풀어보고, 또 나라는 사람이 쓰임 받은 것으로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3선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을)은 20대 대선을 앞두고 중앙당 선거대책본부에서 부본부장과 상황실장을 맡았다. 윤 의원은 선대본에서 24시간 대기하며 모든 선거 상황을 확인하고, 돌발 상황 발생 시 즉각 조치를 취하는 업무를 맡은 이유로 지난 1월부터 당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선거 실무를 챙겼다. 사진은 윤 의원이 당사에서 사용한 간이침대. 윤재옥 의원실 제공
3선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을)은 20대 대선을 앞두고 중앙당 선거대책본부에서 부본부장과 상황실장을 맡았다. 윤 의원은 선대본에서 24시간 대기하며 모든 선거 상황을 확인하고, 돌발 상황 발생 시 즉각 조치를 취하는 업무를 맡은 이유로 지난 1월부터 당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선거 실무를 챙겼다. 사진은 윤 의원이 당사에서 사용한 간이침대. 윤재옥 의원실 제공

이어 그는 "현역 의원이 아니라면 모를까 이미 지역구 주민의 부름을 받아 일하는 의원이 무슨 자리 욕심이 있겠느냐"며 "권 본부장이 총괄하는데 실무적으로 부족함이 없도록 했을 뿐인데 공치사가 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선거가 끝나고 선대본 해단식까지 했지만 남은 일이 있는 만큼 당분간은 선대본 관련 업무를 봐야 한다. 그 후로는 국회 정무위원장으로서 품격 있는, 적기에 국민 삶에 유효적절한 대책을 결과로 만드는 상임위원회 운영을 하는 한편 지역구 공약을 차분히 챙기는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