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은 윤석열 호남은 이재명…지역 표 몰아주기 구도 재확인

입력 2022-03-10 04:01:17 수정 2022-03-10 05:36:24

여야, 상대 당 텃밭 득표에 총력 불구 '산토끼' 잡기 실패
성·세대별 표심도 예상과 다른 양상 보여

2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연합뉴스
2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연합뉴스

영·호남 지역에서 특정 후보에 표를 몰아주는 지역 구도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재확인됐다.

10일 오전 3시 개표율이 94%가량 기록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호남에서, 윤석열 당선인은 영남에서 각각 압도적인 득표를 나타냈다. 이 후보는 광주·전남·전북(83.89%) 등 호남 지역에서 80% 이상의 득표율로 윤 당선인을 압도했다.

윤 당선인은 이들 지역에서 10% 초반대 득표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대구와 경북(73.57%), 부산·울산·경남 등 영남 지역에선 이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번 대선에서 두 후보는 모두 상대 당 '텃밭'에서 선전을 최대 목표 중 하나로 내걸었다. 이 후보는 안동 출신임을 내세워 민주당의 불모지로 평가받는 대구경북에서 30%를 얻겠다는 목표로 지역 표심에 호소했고, 윤 당선인도 호남 득표율 30%를 내걸고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 등 구애를 펼쳤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두 후보 모두 득표 목표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면서 '산토끼' 잡기에는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선처럼 양자 구도였던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경북(80.82%)과 대구(80.14%), 경남(63.12%) 등에서 몰표를 얻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광주(91.97%)와 전남(89.28%), 전북(86.25%) 등 지역을 싹쓸이했다. 이번 제20대 대선은 당시보다는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지역 구도가 10년 만에 재확인된 셈이다. 다자 구도 속에 치러진 지난 19대 대선의 경우 상대적으로 지역 구도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성별, 세대 간 양상도 예상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KBS·MBC·SBS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성별로 분석해 보면 남성의 경우 이 후보 46.5%, 윤 당선인 50.1%를 기록, 윤 당선인이 크게 앞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여성의 경우도 이 후보 49.1%, 윤 당선인 46.6%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20대(이 47.8%, 윤 45.5%), 30대(이 46.3%, 윤 48.1%)는 비슷했지만 40대(이 60.5%, 윤 35.4%), 50대(이 52.4%, 윤 43.9%), 60대 이상(이 30.8%, 윤 67.1%)에선 후보별 지지층이 크게 갈렸다. 양측이 집중공략한 20·30대 표심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은 가운데 이 후보가 40·50대, 윤 후보가 60대 이상에서 우세를 차지하면서 서로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