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동연` 단일화, 여당 중도 성향 유권자 지지 기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새로운 물결 대통령 후보와 2일 단일화를 이뤘다. 김 후보는 이날 후보직을 사퇴하고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흙수저 신화'의 주인공인 김 후보를 품은 여당은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를 두고 고민해온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이번 단일화를 계기로 대거 이 후보 지지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은 김 후보가 그동안 눈에 띄는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 했고 이 후보와의 차별성도 커 보이지 않는다며 지지율 상승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에서 '정치교체·공동정부'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대통령 후보직을 내려놓는다"면서 "오늘부터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겠다"고 했다.

특히 김 후보는 "우리가 추진했던 대한민국의 정치교체 및 기득권 깨기라는 가치의 실현을 위해 택할 수 있는 현재로서의 가장 현실적인 차선의 대안이었다"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의 결단에 대해 "김동연 후보님의 큰 결단에 깊이 감사드리고 그 마음 무겁게 받들겠다"며 "오랜 시간 고심을 거듭하신 끝에 내리셨을 결정일테니 김 후보와 긴 여정을 함께 해온 선거 관계자, 지지자의 마음도 성심을 다해 살피고 헤아리겠다"고 화답했다.

이 후보가 김 후보를 품기까지는 당내 '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이 막후에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을 당시 정 의원이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아 보조를 맞춘 바 있다.

당내에선 김 후보의 합류로 운동권 출신이 장악한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털어내면서 중도층에게도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제부총리 재직 시절부터 여권과 대립각을 세웠던 김 후보의 합류로 민주당은 한층 진전된 정치세력이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게 됐다"며 "중도 성향 유권자들에게 좀 더 매력적인 정당과 후보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넘어 '초록은 동색'임이 드러났다며 비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별로 큰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원래 김 후보는 그쪽하고 예정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당 대변인 논평은 한층 더 수위가 높았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새로운 물결을 만들기는커녕 더러운 옛 물결에 합류하는 것"이라며 "이럴 거면 왜 굳이 창당을 했는지 국민이 보기에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극보수 성향인 우리공화당에도 연대제의를 한 점을 지적하며 '잡탕연합은 국민이 바라는 통합정부가 결코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재명+김동연' 단일화, 여당 중도 성향 유권자 지지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