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 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단계적 정상 가동을 할 수 있도록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임기 내내 원전을 죄악시하며 탈원전을 고집하다가 임기가 끝날 때가 돼서야 원전 활용을 강조한 문 대통령 발언에 국민은 어안이 벙벙하다.
문 대통령은 2017년 6월 고리 원전 1호기 영구 정지를 선언하면서 "원전이 안전하지도 않고, 저렴하지도 않으며, 친환경적이지도 않다"고 했다. 이후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산업 생태계가 초토화되는 등 폐해들이 산적했다. 경제성 평가를 조작해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했고, 7천억 원 이상 투입된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중단했다. 5년 동안 탈원전을 밀어붙이더니 퇴임을 앞두고서야 원전 중요성을 인정한 듯한 발언에 말문이 막힌다.
문 대통령 발언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탈원전에 비판적인 민심을 달래려는 술수로 여겨져서다. 신한울 1·2호기는 공사가 지연될 만큼 지연된 후 상업운전 절차를 밟고 있어 문 대통령 언급이 별 의미가 없다. 반면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에 대해서는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 원전을 향후 60여 년 동안 주력 기저 전원으로 활용하려면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급선무다. 야당 후보들이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를 공약했고, 여당 대선 후보조차 국민 합의를 전제로 다시 판단하겠다고 공언한 터다.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를 밝히지 않은 탓에 대선을 의식한 '립서비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원전 활용 발언으로 탈원전 폐해를 상쇄하기에는 문 대통령의 잘못이 너무 크다. 문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 실패에 대해 대국민 사과부터 하는 게 우선이다.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재개하고,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다시 포함하는 것도 필수다. 이렇게 하지 않는 한 문 대통령 발언은 퇴임 후 탈원전 책임 추궁을 피하려는 '알리바이 만들기'로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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