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론새평] 누가 대통령이 될까

입력 2022-02-16 10:33:10 수정 2022-02-16 17:15:09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

22일간의 대혈투가 시작됐다. 이번 대선은 각 당의 후보 선출 경쟁 과정부터 반전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거대 양당은 여의도 정치를 경험해 보지 않은 후보를 선택했다. 정치 초년생들이다. 그리고, 후보 배우자가 이토록 논란받은 선거도 없었다. 이들은 경쟁적으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도 했다. 아직도 후보 배우자들은 공개적인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후보도, 배우자도 비호감도가 높은 상당히 특이한 2022 대선이 돼 버렸다.

이런 대선판을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가 아니라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최악의 선택이라는 주장을 했다. 오죽하면 이재명 후보는 상대가 윤석열 후보라서 다행이고, 윤석열 후보는 경쟁자가 이재명 후보이기에 안심이라는 말이 회자될까.

참으로 국민들에겐 난감한 선거가 돼 버렸다. 그래도 궁금하다. 20일 후에 과연 누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까. 지금까지 나온 객관적인 데이터인 여론조사를 통해 분석해 보자.

최근의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오차범위 내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서는 양강 구도다. 설 이전에는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해 2강 1중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설 직후 안 후보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윤 후보의 지지도가 탄력을 받았다. 현 시점은 이 후보 지지층의 결집으로 윤 후보와 오차범위 안에서 박빙이다.

조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이 후보는 40, 50대와 호남에서, 윤 후보는 20대와 60대 이상, 서울,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에서 앞서고 있다. 30대와 경기도는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조사 기관과 시점에 따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전의 보수 후보와는 다르게 서울과 중도층에서 윤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이 특이점이다. 이는 정권 교체 여론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에는 딜레마가 있다. 이 후보의 지지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긍정 평가 여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윤 후보 지지도는 정권 교체 여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대선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결국 자기 진영의 지지층을 어떻게 온전히 결집시킬 것인가, 중도층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스윙보터(부동층)의 마음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가 중요한 포인트다. 각 후보 진영에 조언 한마디씩 하겠다.

먼저 이 후보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즉, "이 후보가 TV 토론에서 윤 후보를 압도할 것이다, 윤 후보를 신천지와 무속 프레임으로 공격하면 전세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이 후보가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점을 부각하면 지지도가 올라갈 것이다, '소확행' 공약과 같은 타기팅 공약이 효과를 보일 것이다"라는 자기만족의 가설에 기반한 전략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

이번 선거의 기본 구도는 민주당 정권을 혼내 주겠다는 중도층의 심판 정서가 키포인트다. 최근 윤 후보의 발언으로 이어진 적폐 청산 구도 또한 양 진영의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정권 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는 이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왜냐하면 국민의 과반 이상이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윤 후보는 자신감이 충만할 때 나타나는 말과 행동의 실수를 조심해야 한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실언과 실수는 지지율 하락의 지름길이다. 정권 심판 여론에 기댄 후보, 분노와 응징의 대리인인 윤 후보는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만으로도 지지율을 지키고, 올릴 수 있다. 위기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 있다는 오만한 자신감, 안 후보를 향한 조롱의 비아냥을 버려야 한다. 아름다운 단일화를 통해 중도층을 견인하고,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다면 대선 승리는 예정된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부탁이 있다. 남은 기간 후보들은 네거티브 선거전보다 미래 비전을 놓고 경쟁하길 바란다. 대내외적인 위기 앞에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이 물음에 해답을 주길 바란다. 어려움을 뚫고 나갈 희망을 제시하는 것이 지도자의 몫이고, 그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은 바로 현명한 국민의 책무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3월 9일날 투표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