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의 대구 편입 약속해놓고 사익 따라 뒤집어버리는 TK 정치권
'신뢰'라는 사회적자본 훼손한 것이어서 심각
대구 동구에 있는 군공항과 대구공항을 군위 소보·의성 비안으로 이전하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이 경북 군위군의 대구 편입 불발로 좌초 위기다.
군위의 대구 편입은 2020년 7월 통합신공항 이전지(군위 소보·의성 비안 공동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군위 우보(단독 후보지) 유치를 원하던 군위를 설득하기 위해 대구경북 정치권(시·도지사, 국회의원, 시·도의원)이 공동합의문을 통해 약속한 사안이다.
이후 우여곡절을 겪긴 했지만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의 찬성 의견을 기반으로 대구시와 경북도가 행정안전부에 대구 편입을 요청했고 지난 1월 정부 발의로 군위의 대구 편입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하지만 순항할 것이란 국회 입법 과정은 예상을 뒤엎고 2월 임시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다른 지역 국회의원도 아닌 2020년 공동합의문에 서명까지 한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안동예천)의 반대 때문이다. 김 의원은 편입 법안 상정 여부를 결정할 행정안전위 법안심사소위 위원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지난 10일 회동을 갖고 3월 또는 4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정작 법안 상정의 열쇠를 쥔 김 의원은 여전히 반대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김 의원이 마음을 바꾸지 않는 한 군위의 대구 편입 입법은 물 건너간다.
이에 반발해 군위군은 지난 13일 공식 입장을 내고 "대구 편입이라는 전제 조건이 불발됐으니 통합신공항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런 저간의 진행 과정을 현장 기자로서 지켜보고 난 뒤 드는 확신이 하나 있다. '이제 대구경북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 및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무능 때문이다.
군위의 대구 편입은 대구경북 100년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통합신공항 건설과 연관된 문제다. 물론 국회의원 한 명은 하나의 독립된 입법기관이지만 대구경북 최대 현안이 걸린 문제인 만큼 김형동 의원 한 명의 돌출 행동에 대해 지역 정치권 내부에서 자체 정리가 됐어야 한다. 하지만 TK 국회의원들은 무관심과 무능으로 '안 되는 집안' 특유의 일 처리 단면을 보였다.
둘째,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신뢰는 우리 사회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데 필수적인 구성 요소로, 돈으로 셀 수는 없지만 그만큼 사회적인 효용이 크기 때문에 사회적 자본이란 단어로 불린다. 이번 군위의 대구 편입 입법 불발은 대구경북 정치권이 약속한 것을 그들 스스로 깨버렸다는 점에서 사회적 자본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이 나쁜 선례가 되어 앞으로 여러 이해관계가 걸린 대구경북 현안 사업 추진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서로 믿을 수 없는데 무슨 일을 추진하겠는가.
셋째,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실속 없는(?) 국민의힘 짝사랑 때문이다. 지역 현안 하나 제대로 처리 못 하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인데도 시도민들은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국민의힘 사랑을 보여준다. 잘하면 뽑아주고 못하면 안 뽑아줘야 정치인들이 경쟁력을 가질 텐데 우리 대구경북은 너무나 일방적인 외사랑이어서 오히려 홀대를 자초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상의 세 가지 이유로 '대구경북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 전망한다. 참고로 본 기자는 선호하는 정당이 없으며, 이 전망이 완전히 빗나가 대구경북이 불같이 재도약하기를 바라는 골수 TK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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